울면서 마속의 목을 벰
오늘도 우린 싸웠어. 아니, 내가 일방적으로 널 말로 마구 할퀸 거지. 사업을 시작한 후, 몰랐을 너의 아내, 일에 관해서 만큼은 불같은 , 실수를 용납하지 못하는 내 성격에 번번이 상처를 받은 너의 눈을 바라볼 때마다 너무 미안해.
내 채찍질에 상처 받고 돌아서서 집 밖으로 나가버린 널 보고, 난 또 혼자 화를 식히고, 일을 수습할 방법을 찾는데 한참 늦게 나타난 너는 꽃을 들고 오더라.
꽃으로도 사람을 때리지 말라던데, 넌 꽃으로 내 마음을 부수더라. 이런 생활이 계속 반복되면 누구의 마음인들 남아나겠니. 상처 줘서 미안해.
겁 많은 올리보다도 더 겁을 먹어 점점 거실 구석으로 밀려 나가 버린 너를 보면, 또 한없이 불쌍해. 뭔 복이라고 나 같은 밤에 태어난 범띠 여자를 만나 편해야 하는 집에서도 그렇게 겁먹고 사니 가련하게.
난 아버지처럼 되지 않기로 했는데 그렇게 싫어하던 아버지 같은 모습이 되었어. 누구에게 따뜻한 가정을 제공해 줄 만한 여자가 아닌가 보다.
폭신한 여자의 가슴이 나에겐 없어 이 납작한 가슴만 남은, 나의 여성성은 언제 누구에게 거세당한 것일까?
차녀지만 장남처럼 살길 바란 기업가 아버지,
‘네가 우리 집의 아들이야’
이런 말을 듣고 자란 나는, 무조건 또래 남자애보다 뛰어나지 않으면 안된다는 불안감을 느끼며 자랐어. 그래서 어린 마음에 또래 남자애들이 너무 미워서 또 그렇게 남자애들만 때리고 다녔지.
아빠 회사에서 나온 수많은 불량 단자 포대는 집 거실에 쌓여있었고, 6살의 나와 8살의 언니는 펜치로 불량을 고치며 따끔한 쇳가루를 참아냈어.
‘아버지 생각이 틀렸어요, 난 아들보다 강해요. 아빠’
어릴 적 불량 난 쇳조각으로 채워진 내 마음과 달리 너의 마음은 부드러운 시로 가득 차서, 말 한마디를 해도 남자가 어쩜 이렇게 이쁘게 말하지? 늘 나는 놀라곤 했어. 살이 적당히 찐, 차가운 겨울에 먹는 찐빵같이 통통한 네 손만큼 네 말들은 부드럽고 따뜻해서, 차가운 내 마음도 호호 불어 녹여버렸지.
어릴 때부터 게임을 좋아했던 너를 걱정한 시어머니는, 네가 시를 외워야 게임을 할 수 있게 규칙을 정하셨다고 말씀해주셨어. 위층에서 게임을 하는 친구를 생각하며 발을 동동 구르며 급하게 안달복달 시를 외웠을 어린 너를 생각하면 귀여워서 괜스레 미소가 지어져. 그런 네가 앞으로도 행복하길 바래 역시 넌 한없이 다정하고 착한 남자야.
제 남편 좋은 사람이니까, 안심하고 만나세요.
-보증: 곧 전부인이 될 사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