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전남편과 이혼사유 1

그 놈의 그 흔한 성격차이

by 키케

단지 어려운 환경 때문에 이혼하게 되는 거라면, 아름다운 이별이 아니고 슬픈 이별이었겠지. 왜냐면 그건 자발적 선택이 아닌 어쩔 수 없는 비자발적 선택이니까.


하지만 어려운 환경이라면 그걸 극복하는 것이 내 주특기란 건 너도 잘 알지. 우리가 헤어지는 이유는 환경이 아닌 그 환경 속에서 함께하기 힘든 성격차이 때문이야.


난 현상을 파고, 또 집요하게 파고들어 그 원인과 결과를 내 눈으로 직접 봐야 하는 사람이야. 그래서 오밤중에 어두운 곳에서 부스럭 소리가 나거나, 복도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면 난 그쪽을 직시하며 걸어간 후, 불을 켜고 두 눈으로 꼭 확인을 하곤 해.

이처럼 결국 난 너와 나의 결혼생활 중 자꾸 들리는 부스럭거리는 마음의 근원을 추적해 나갔고 어둠 속에서 불을 켜고 보듯 그 이유를 알게 됐어.

파리7구 어느 뒷골목에서 찍은 사진

그리고 그것들을 하나씩 구체적으로 너와 나누며 대화하는 시간을 갖게 된 건 잘한 일 같아. 우린 서로의 지난 행동을 비난하기보단 반성을 했고, 왜 그렇게 했는지에 대한 각자의 입장차와 당시에는 차마 묻지 않았던 궁금증들을 나눴기 때문에, 혹여라도 나중에 ‘만약 내가 그때 그랬었다면 달랐을까’와 같은 후회를 하며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는 일은 없을 거야.


또, 널 여전히 사랑하는 건 아닐까 확인하기 위해, 우린 예전에 좋아했던 일들을 다시 함께 하며 그때 그 사랑의 감정이 다른 형태로 라도 느껴지는지 시도해봤어.

그리고 난 재차 우정 이상의 것이 아님을 확인하게 되더라. 그러면 들뜬 네가 헛된 기대로 부풀지 않게 예전과 다름을 바늘같이 톡 찔러 말했고, 그렇게 네 희망의 숨을 번번이 냉정하게 거두었어. 아프게 해서 미안해. 하지만 겪어야 할 고통이야. 그렇지만 슬픔을 혼자 마주하게 내버려 두진 않을게. 너에게 필요할 위로와 배려, 그리고 지지를 사랑 대신 주어 이겨 낼 수 있게 도울 거야.


그럼 이제 우리가 왜 그렇게 다른 삶의 방향을 갖게 됐는지, 그 이유들을 정리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