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게 좋은 거라고 선택하며 살아온 시간이 길었다.
뾰족하고 싶은 순간들이 있어도 정 맞기가 두려워 수동적이었다.
사십 대를 시작하면서부터 뒤늦게 책을 보기 시작했고, 느리게 세상을 알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좋은 게 좋은 거'라는 그 흔한 말이 어른으로서 무책임한 떠넘김임을 알게 되었다.
덮고 지나간 만큼 다음 세대가 고스란히 받게 될 짐들이라는 것을.
뾰족해지기로 하고, 한 귀퉁이라도 고쳐진 세상을 만들어
다음 세대에 넘겨주는 어른이기를 선택하기로 했다.
뭐, 대단한 것을 할 수 없어도 좋다.
주변의 공기를 바꾸는 것만이라도 할 수 있다면.
그 뾰족함에 내가 찔릴 수 있음도 감당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