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으로부터

열다섯 살 아이와 책수다

by 툇마루

책수다 스물여덟, 2021년 6월 20일 일요일 오후 4시 55분.

시선으로부터 _정세랑 지음 _문학동네

수닷거리 준비: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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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체적인 소감을 말해보자.

: 정세랑 작가는 천재다. 구석구석 좋은 문구들이 정말 많다. 지금 생각나는 것 하나 예를 들면 "등산화 틀에 끼여 따라온 것이니 일부러 훔친 것은 아니라 괜찮지 않을까 했다."(p.311:8-9).

책 한 권에 여러 사람의 스토리인데 부족하지 않고 풍성하다.

: 작가가 가진 세계관이 참 좋았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작가가 이야기 곳곳에 숨겨 놓은 세계관들을 찾아내는 보물찾기 같았다. 개인적으로 '올해의 책'이 될 듯싶다.

: 동감이다. 6월 현재까지 나에게도 올해의 책이다.

가족들이 모여 여행하는 자체가 좋다. 외할머니 살아계실 때 외가 식구들이 모인 장면이랑 많이 겹쳤다.

겉표지에 김보라 감독의 추천사가 좋다. 책 속 여성들의 이야기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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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각자 심시선과 자신의 추억을 생각하며 준비해 온 것으로 차린 제사상이 만들어졌다. 거기에 올라온 것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무엇인가?

: 다이버 규림의 증서. 가장 오래갈 선물이고, 참신했다.

: 명혜의 훌라춤. 부끄러움을 무릎 쓰고 엄마에게 춤을 선물한 마음과 훌라를 배우는 과정에서 '로컬'의 깊은 의미를 배워간 시간들이 좋았다.

: 화수의 팬케이크. 작가가 메인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던 인물이 화수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팬케이크 가게 주인이 기꺼이 이 가족의 공간으로 와서 함께해 준 것. 그 과정에서 분명 화수에게 치유가 일어났을 것이다.


3) 심시선의 가족 중 자신과 가장 닮은 캐릭터가 있다면?

: 지수 + 규림. 지수의 무딤과 다가오는 사람에게 열려 있음 + 규림의 먼저 다가가지 않음과 물을 좋아함.

: 우윤. 체력적으로는 약하지만 도전을 피하지 않는 것.

: 태호. 집안일을 도맡아함. 목표가 된 것을 위해서 꼼꼼히 준비하는 모습. 그리고 자전거.


4) 내 부모의 10주기 기일에 제사상에 올리고 싶은 선물은?

: 아빠 - 신상 자전거: 아빠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 엄마 - 엄마가 그동안 썼던 글을 모아 만든 책 한 권.

: 아빠 - 베트남과 관련된 기념품/ 엄마 - 만들어 주시던 레시피 그대로 만든 만둣국.

: 엄마 - 자식과 손주들의 대화 목소리 녹음파일 틀어두기.


5) 화수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을까? 화수에게 건네고 싶은 말은?

: 내가 아직 위로의 말을 할 수 있는 나이는 아닌 것 같다. 행동으로 할 수 있는 건, 그저 옆에 있어주기 또는 아직 어린 나의 모습 보여주기. 그리고 잘 자라는 모습 보여주기.

: "네 탓이 아니다. 기다릴 테니 너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오렴."

: 기억하고 있다는 내용의 툭 던지는듯한 안부 문자. 기다린다는 말조차도 없이 담백하게.




먼저 읽고 함께 읽고 싶어 권했는데, 남편도 안이도 읽어보고는 너무 좋아했다. 이럴 때 기분이 아주 좋다. 사소한 공감의 순간들이 쌓여서 우리 관계에 영향을 준다는 걸 아니까.

등장인물들을 한 명 한 명 들여다보며 나는 어떠한지 너는 어떠한지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책을 통해서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살펴보는 것도 좋지만, 인물에 비추어 나를 알아가는 것도 의미가 있는 시간이 된다.


남편이 각자 부모의 10주기에 대한 질문을 던졌을 때 너무 무거운 질문이 아닌가 생각을 했었지만, 괜한 걱정이었다. 심시선을 기념하는 가족들의 분위기가 무겁지 않아서였는지 우리의 분위기도 전혀 무겁지 않았고, 부모님이 현재에 좋아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어 오히려 좋았다. 더불어 안이의 부모 당사자인 우리는 안이가 우리를 잘 알고 있는지 점검할 수 있기도 했다.(웃음)


우리 셋 모두 정세랑 작가가 언젠가 쓸 거라는 역사 관련 책을 기다린다. 함께 한 작가를 좋아하게 되는 이러한 공감을 애정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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