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다섯 살 아이와 책수다
수닷거리 준비: 화
1) 가장 좋았던 문장은?
안: p.179:12-14 “모퉁이를 돌 때마다 나는 나의 편견과 마주쳤고, 그렇게 흔들려온 봄, 여름, 가을이었다.”
- 시적인 표현이 최고였던 문장. 작가의 솔직함이 좋다.
훈: p.29:3-4 “그 시들은 네가 살아가게 될 무수한 시간 어디쯤에서 한 번쯤은 살아나겠지.”
- 이처럼 시가 어느 순간 생각나서 내 삶을 위로해주는 순간이 있다. 중학교 때 국어 선생님이 시를 외우게 하셨던 좋은 추억이 생각났다.
화: p.207:18-24 “쓸모를 짐작할 수 없는 일이 있다. 그것을 만드는 사람도, 누군가에게 그것을 주는 사람도, 사용하는 사람도 예측할 수 없는, 그런 쓸모라는 것이 세상 어딘가에서 생기기도 한다. 존재하기도 한다.
아무도 짐작하지 못한 것, 미리 결론지을 수 없는 것이 일정한 기온과 바람을 지난 땅에 맞닿았다. 그리고 쓸모가 만들어졌다.”
- 세상을 데워주는 따뜻한 문장이다.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용기가 되는 말일 것 같다. 무엇이든 어딘가에서 쓸모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자체가 참으로 행복하게 한다.
2) p.167에서 소년원은 교도소가 아니라 ‘특수교육기관’이라고 한다. 하지만 교도소와 거의 같은 모양인 듯하다. 새로운 설계나 공간 또는 구조를 제안한다면?
안: 따뜻한 색의 조명- 따뜻한 조명은 마음을 평온하게 해 주고, 때로는 기분을 좋게 해 준다.
그리고, 어딘가에 혼자서 편안히 쉴 수 있는 폭신한 1인 소파가 있으면 좋겠다.
훈: 음악감상실- 의자와 헤드폰이 세트로 구성되어 장르별 음악이 나오는 공간. 예술과 관련된 감각을 자극해주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
화: 각 계절에 맞는 꽃으로 가득 채워진 공간. 그 안에서도 화사한 세상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
3) p.38, 93, 100 등 이 책의 여러 곳에서 소년원 아이들에 대한 사회의 편견을 읽을 수 있다. 이 책을 읽은 나는 어떤 시선을 가질 수 있을까?
안: 책을 읽기 전에는 거부감이 컸던 것이 사실이다. 학폭이 열리게 한 것만으로도 엄청 큰일이었다. 소년원에 간 아이들이 잘못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직접 만나면 솔직히 좀 무서울 것 같지만, 그러려니 할 수 있을 것도 같다. 궁금하겠지만 소년원에 갔던 이유를 물어보진 않을 것 같다. 그리고, 꼭 그 아이의 잘못만은 아닐 거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소년원에 다녀왔어”라고 솔직히 말을 해주는 아이라면 이미 좋은 아이일 것 같다.
훈: 현실적으로 서현숙 선생님의 국어 수업을 받은 아이들이라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여전히 경계심은 좀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책 덕분에 편견을 깨려고 노력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아이들도 그저 “아이들”이라는 것. 의도와 상관없이 그 상황이 만들어진 것도 있을 테니까. 하지만 그 상황에서 소년원에 갈만한 선택을 한 것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가지게 되긴 할 것 같다. 한 번이 아니라 계속 만나게 된다면 여유를 갖고 대해볼 수도 있겠다.
화: 이 책을 읽기 전이라면 같은 공간, 예를 들어 엘리베이터 안에 타고 있는 잠시도 싫었을 것 같다. 이 책을 읽은 후인 지금은 이 아이들도 달라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인식이 달라졌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의 역할이 참 고맙다.
4) 이종철 작가의 <까대기*>를 읽은 후 작가와의 만남. 몸을 써서 일해본 경험이 있는 아이들의 작가와의 만남은 달랐다. ‘세상을 움직이는 손, 일하는 손’(p.197)에 대한 단락을 다시 읽고 드는 생각을 나눠보자.
훈: 지하철 기관사분들이 매일 아침 너무 고맙다. 병점역에서 교대하시는 걸 자주 보면서 그런 마음이 들었다. 최근에는 스크린도어가 생겨서 많이 나아졌지만 예전에 사고들이 많았다. 예기치 못한 사고로 인한 그분들의 트라우마에 대한 걱정도 했었다. 대중교통을 책임지시는 분들이야말로 상징적으로도 실질적으로도 대표적인 세상을 움직이는 손이 아닌가 싶다.
안: 이 책에서 특별히 언급한 택배기사님처럼 배달하시는 분들이 감사하다. 그 수고를 생각해서 칼국수가 좀 불어도 되겠다 싶다. 배달하시는 기사분께 “천천히 안전하게 오세요, 불은 면 좋아합니다”라고 메모를 전해보고 싶다.
화: 단순한 절차로 보이는 일이라도 내 생각보다 더 많은 수고가 있었을 거라는 생각으로 고마워하는 마음이 기본으로 깔려있었으면 좋겠다.
_서로 수고하는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 좋겠다. 당연히 여기지 않는 고마움이 관계에 온기를 불어놓는 것이다.
5) p.72:5 “소년들의 ‘다르게 사는 것’을 개인의 의지 문제로만 다루는 것은 적절한 접근 방법이 아니다.” 소년들의 ‘건강한 어른’으로의 성장을 돕는 정책을 만들어본다면?
훈: 멘토 시스템. 사회 전문가들이 퇴원한 아이 1-3명을 꾸준히 만나 그룹 코칭을 하며 삶을 점검해주는 멘토링과 코칭. 국가가 비용 부담을 지고 아이들이 이전 길로 다시 빠지지 않도록 돕는 시스템. 성공 사례가 나오면 그 아이가 자라 다시 멘토가 되는 선순환이 이루어지면 좋을 듯.
안: 처음 한 번은 소년원 기록을 지울 수 있게 해 준다. 다시 소년원에 들어가게 되면 지울 수 없거나, 성인이 된 이후에 들어간 횟수만큼 법을 잘 지키는 기간과 세금을 매겨서 의무 기간을 잘 수행하면 지울 수 있게 해 준다.
화: 첫 퇴원 후, 한 번은 이사할 수 있는 여건을 국가가 마련해 준다. 새로운 지역에서 가족 전체가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도 방법이 될 것 같다.
_내가 알고 있는 세상에 조명을 하나 더 달아주는 이런 책이 참 좋다.
우리도 언젠가 세상 어딘가의 구석을 비춰주는 작은 조명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
*까대기: 택배 상하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