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묵상

한 끗 차이_2

"네가 뭐라고". '내가 뭐라고'.

by 툇마루

"네가 뭐라고."
'내가 뭐라고.'

어떤 새로운 일을 하고 싶은 생각이 들 때, 이 두 문장이 걸림이 될 때가 있다.
밖에서 오는 소리 "네가 뭐라고", 안에서 들리는 소리 '내가 뭐라고'.

모음 하나 살짝 다른 말일뿐인데, 그 의미는 크게 다르다.

"네가 뭐라고"라는 말.
용기를 잃게 만들고, 꿈이 꺾이게 만드는. 누구도 해서는 안되고, 누구도 들을 필요도 없는 말이다.

'내가 뭐라고'라는 내면의 소리.
스스로를 작게 만드는, 이 또한 필요 없는 말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뭔.지.에 대한 생각이 깊어져 갈수록, 나의 한계나 약점을 나열하던 생각이 점점 나의 장점이나 강점으로 옮겨져 가면서 나에 대한 긍정적인 자부심에까지 이를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생각을 끝까지 몰고 갈 수 있는 약간의 힘이 필요했던 것 같다. 생각의 지구력이라고 해야 할까. '내가 뭐라고'라는 내면의 소리는 결코 필요 없는 소리가 아니었다. 그 짧은 한마디가 나의 또 다른 단면을 볼 수 있도록 도왔다.


얼핏 소리는 흡사하지만, 밖에서부터 오는지 안으로부터 오는지에 따라 이렇게 차이가 큰 말들이 종종 발견되는 것 같다. 어쩌면 같은 말에서도 그 방향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말들도 많겠지.

마음 한구석에 움찔움찔 하고 싶은 것이 생겨서 구체적인 모양을 고민하는 중에 이 두 문장이 빼꼼 들어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아무도 내게 뭐라고 하지 않지만 밖에서 들리는 소리가 있는 듯 굳이 상상하고 작아지는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안으로부터의 소리로 잘 바꿔 듣고 내 속도에 맞춰 천천히 나를 돌아봐야지.

그러고는,
"나는 뭐다!"라고 힘주어 소리를 바꿔 낼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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