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차선을 지켜 순행하는 동안은 노래를 흥얼거리기도, 맑은 하늘에 감탄하기도 한다. 그러다 누군가 느닷없이 끼어드는 순간 얇았던 평화로움은 깨어지고 흥얼거리던 노래에 다시 박자를 맞추기엔 심박수가 너무 빨라져 버렸다.
차선을 바꿀 때 깜빡이를 켜는 것은 손가락 하나를 '까딱'하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행동이다. 그 작은 움직임 하나로 양보를 구하는 소통이 된다. 이조차도 없이 상대 운전자가 내 차선 변경을 미리 예측하기를 바라는 것은 그 어떤 운전 고수에게라도 불가능한 일이다.
약자를 지켜야 하는 구간에서는 브레이크를 밟아 속도를 많이 늦춰야 한다. 여기선 각자의 목적지에 닿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음을 알려주는 고마운 구간이다.
넓은 도로 한가운데서 꽤 오래 멈춰 있어야 하는 때도 있다. 서로가 가는 방향을 존중해야만 하는 이때는 빨리 가라고 클랙슨을 울려서도, 혼자 야금야금 진행해서도 안된다. 브레이크를 꾸욱 밟고 신호를 기다려야 한다.
방향을 바꾸거나 차선을 바꿀 때, 갑자기 속도를 늦출 때 주변 차들에게 신호를 주어야 하듯이, 함께 살아가는 주변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신호라도 준다면 관계에서의 혼란을 덜 겪지 않을까.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욱 소통하며 사는 것이 서로의 흥얼거림을 지켜주는 방법일 것이다.
각자의 목적지에 닿아 시동을 끄면서, 오늘의 여정 중에 적절하게 신호를 주며 움직여주었던 다른 이들에게 감사할 수 있는 하루하루가 모두에게 쌓여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