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이 넘어 자전거를 배우고도 겁이 많은 탓에 오랫동안 '동네 한 바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다 작년 가을, 내 앞 뒤로 남편과 딸이 호위해주는 것에 마음을 기대고 한강에서의 라이딩을 즐기기 시작했다. 주말마다 시간이 나면 무조건 차에 자전거를 싣고 한강으로 나갔다. 그러다.. 반대편에서 추월을 하며 마주 달려오던 자전거를 피하려다 넘어진 이후로 다시 용기를 내어 타는 데 딱 1년이 걸렸다.
남편과 딸의 격려를 넘치게 받으며 한강에 도착해서 자전거 페달을 밟는 순간 알았다.
그날 넘어진 기억이 두려움이 되고, 그 두려움이 라이딩의 즐거움을 빠짐없이 빼곡히 덮어버리고 있었다는 것을.
그 두려움을 완벽히 떨치고 다시 한강으로 나선건 아니었다. 두려움의 무게는 그대로였지만, 할 수 있겠다는 막연한 자신감이 비슷한 무게로 자라주었던 것 같다.
놀라운 것은, 그 전에는 상상도 못 하던 핸들에서 한 손 떼기를 4초 동안이나 (4초를 엄청 빨리 샜다고 남편이 말하긴 했지만;;) 해냈다는 것이다.
'모든 두려움을 없애야만 그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건 아니구나.' 남아있는 두려움을 그대로 안고도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사소한 동작 하나에서 배운 가을 오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