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진 시리즈 003: 화폐

열세 살이 된 아이와의 책수다

by 툇마루

책수다 열여덟, 2019년 3월 10일 일요일 저녁 7시 50분, 거실.


오리진 시리즈: 화폐 _윤태호 지음 _위즈덤하우스

수닷거리 준비: 화


1) “돈” 하면 떠오르는 건?

: 초록색, 굿즈(살 수 있으니까), ㅇㅇ떡볶이

: 마이너스 통장(웃음)

: 많으면 좋긴 한 것

: 받는 건 오래, 쓰는 건 한 순간

: 벌 때보다 쓸 때 쾌감

: 조금 부족한 지금이 딱 좋음


2) 돈으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은 뭘까?

: 질문이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에 대한 차이 같다. <먼 나라 이웃나라> 본 덕분에 많이 알게 되었다.

: 돈으로 시간을 살 수 있다. 예를 들어 비행기와 무궁화호로 인한 시간 차이.

그리고 부모가 비용을 지출하고 아이 돌봄을 이용해서 자신의 시간을 갖는 것.

: 지식을 살 수 있다. 예를 들어 책 구입이나 대학 진학.

: 경험을 살 수 있다. 예를 들어 여행 (이건 물론 시간도 아주 중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 행운은 살 수 없다. 태어날 때부터 가진 것들.

: 자연 바람은 살 수 없다.

: 나눔을 살 수 있기도 하다. 예를 들어 후원금.

: 편안함을 살 수 있다.


- 그러면 이제 살 수 없는 것만 얘기해보자.

: 꿈(잘 때 꾸는 꿈 + 장래희망)

: 정이 드는 것, 글씨체, 목소리, 추억

: 예술을 보고 느끼는 감수성

: 진실한 친구

: 이미 노화된 피부, 머릿속 기억, 소름 돋는 것

: 은하수, 가난, 불치병

: 과거, 이미 죽은(지나간) 것들, 엄마의 치명적인 귀여움

: 사랑하는 힘, 질문하는 능력, 재능, 영혼의 각성

: 하나님을 느낌

: (누군가 나에게 주어서 받을 수 있는) 선물

: 엄마의 손맛, 지금까지 쌓아온 안이의 수영 실력, 노력

: 아이의 함박웃음

: 실수, 낡음

: 세월의 흔적, 감기 걸린 목소리

: 버릇, 하품, 재채기

: 흥미

: 나이


KakaoTalk_20220330_133049924.jpg


이미 상한 피부는 돈 들여도 안되더라는 나의 가벼운 얘기부터 시작해서, 이미 우리 곁을 떠난 것들의 어찌할 수 없음까지... 생각을 마구 쏟아낼 수 있는 이런 주제가 있을 때는 수다가 즐겁게 확장된다. 가까이 왔다가 멀리 갔다가 다시 가까이 왔다가, 중구난방이지만 이렇게 떠든 후에 한두 단어는 잔상이 남는다.


이 책은 우리가 살아가는 매 순간 치러지는 비용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당사자가 아닌 입장에서 봤을 때 간단한 일처럼 보이는 것도, 직접 감당하는 입장에서는 거쳐야 하는 숨은 과정들이 있다. 이런 경험은 누구나 흔히 할 수 있는 것인데 입장이 바뀌면 기억해내지 못한다는 것이 안타깝다.


“나보다 네가 더 힘들지.”라는 마음으로 서로를 대한다면,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숨은 비용을 치른 것이 허무하지는 않을 텐데. 그 일이 좋아서 하는 것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말이다.

서로의 역할을 존중하는 마음은, 비용 없이 훈훈한 세상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덧, 10권까지 시리즈가 예정 되어 있었지만, 3권 이후로는 오랫동안 발간 소식이 끊어졌다. 그나마 1-3권 마저도 서점에서 더 이상 찾을 수가 없지만, 혹시나하는 마음에 끊임없이 기웃거리게 되는 시리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