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겨울이면 옹색해지는 숲 속의 볼거리는 우선순위 바깥으로 밀려난다.
별스럽게 따뜻했던 지난 며칠이 다 지나고 얼어버린 땅을 밟으며 들어가자 언제 들어왔던지 낯선 개들이 통나무집 주변을 서성이고 있었다.
뜻밖의 큰 덩치에 놀라려는 찰나, 이 곳의 주인이 왔다고 느꼈는지 냅다 도망가기 시작했다.
다리가 짧아 바닥에 붙어 다니는 애들도 자기 집 안마당이면 없던 기세가 솟구치나 보다.
조금 전까지 참 조용했었는데 밑도 끝도 없이 맹렬하게 짖어대며 쫓아가는 바람에 아무도 없는 숲 속에서 나 혼자 민망했다.
낯선 꼬맹이들은 덩치만큼의 배알은 없었던지 경계 너머 반대편 숲으로 가버리고 그제야 멈춘 개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고른 숨을 쉬며 산을 넘어가는 그림자를 눈으로만 오래도록 쫓았다.
조금 더 같이 놀고 싶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