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민성 Jan 24. 2021

바퀴 자국

겨울

따뜻한 날씨가 며칠 이어지면서 빙판길이 모두 녹았다.

얼어있을 땐 되려 편하게 다녔는데 새로 만든 길이 녹으면서 진흙탕으로 변해 바퀴가 빠질 뻔했다.

새로 덮은 흙이 높았다면 그대로 차가 물렸겠지만 기존에 있던 지형을 따라 흙만 조금 덮어 만들었다는 게 다행이었다면 다행이었달까.

단단한 척 길 속에 박혀있던 자갈들이 바퀴에 밟히면서 모두 튀어나와 길 옆으로 툭툭 차 내렸다.

물이 많은 땅이라 겨울이 지나면 땅속에 스민 얼음이 녹으면서 몇 주간 흙이 움직인다.

흙이 움직이는 기간에 바퀴 자국을 잘못 내면 그 자국을 따라 일 년 내내 흙이 파이다 결국 굴삭기로 길을 다시 평평하게 다져야 한다.

한번 패인 곳에는 바퀴도 계속 들어가고 물은 또 귀산같이 알고 고이며 패인 곳을 더 약하게 만든다.

몇 년을 버티던 건너 동네 김 사장님은 지난봄에 결국 못 참고 포장을 해버렸더니 속이 다 시원하시다나 뭐라나.

올 겨울 내내 염화칼슘 열심히 뿌리고 계시겠지.

작가의 이전글 엄마가 일어나기 전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