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이끼들이 살고 있으면 이상해 보이겠지.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끼들은 항상 살고 있어. 사람이 살고 있는 집에서 이끼를 보기 힘든 건 눈에 보일 때쯤이면 사람이 청소를 하기 때문이야.
이끼는 우리가 풀이라고 부르는 식물보다 훨씬 더 작은 식물이야. 그게 점점 늘어나서 모이면 그제야 우리가 보고 이끼라고 부르는 거지.
풀들이 조금의 물이라도 있으면 어떻게든 자리를 잡듯이 이끼들도 공중을 날아다니다가 자리를 잡을 곳이 있으면 어디라도 찾아서 자리를 만든단다.
이따금씩 바위 주변이나 오래된 나무 틈처럼 다른 식물들이 뿌리를 내릴 수 없는 곳에 이끼들이 자리를 잡고 살고 있는 걸 찾을 수 있어. 어두운 동굴 속, 계곡에 있는 바위들, 풀도 자라기 힘든 그늘 아래. 어떻게 저런 곳에서 살 수 있을까 싶은 곳에도 붙어서 살아가.
처음에도 말했지만 이끼도 식물이야.
식물이 시작되는 곳에는 생물들이 살기 시작해. 이끼들도 크기는 작지만 다른 식물들처럼 다른 작은 생물들에게 먹을 걸 나눠줘. 그러면서 작은 생물들이 이끼 주변으로 모이고 거기서도 작은 마을이 생긴단다.
나무의 두꺼운 줄기는 잎이 햇빛을 더 볼 수 있도록 키를 더 키우기도 하지만 이끼들이 살 집이기도 해. 이끼들이 붙어있으면서 땅 속뿐만 아니라 나무의 줄기도 생물들이 살아가는 곳이 되는 거야. 이끼로 덮인 바위 역시 마찬가지고.
사람 눈에 보일 정도의 이끼는 이미 작은 생물들이 사는 마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