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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민성 Jan 17. 2023

낙엽

#1

가을이 오면 나무들은 낙엽을 떨어트리고 땅 위에 있는 식물들은 줄기를 말려둔 채 잠을 자.


식물들의 몸에는 물이 가득하기 때문에 물이 얼어버리는 겨울이 오기 전에 몸에 있던 물을 빠르게 뺀 채로 겨울을 나는 거란다. 당연히 물이 없으니까 할 수 있는 일도 없어서 겨울이 끝날 때까지 잠을 자는 거야.


자고 있는 동안 일을 하지 않는 나뭇잎들은 필요가 없어. 나뭇잎은 햇빛을 받아야 하는데 겨울에는 낮도 짧은 데다 물이 빠져 일을 하지 않는 나뭇잎들을 무겁게 들고 있는 것보다 떨어트려서 땅을 덮어두는데 쓰면 땅속에 있는 생물들도 더 따뜻해지고 오랜 시간 동안 천천히 먹을 수 있는 양분도 돼준단다.


땅속의 작은 생물들이 있어주면 잎은 언제든 다시 낼 수 있으니까 할 수 있는 선택이야. 식물들은 그런 선택들을 항상 망설임 없이 하고 있어.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낙엽들은 작은 생물들이 갉아먹으며 점점 더 작은 부스러기가 되고 나중에 사람들이 볼 때는 흙처럼 보이는 모습으로 바뀐단다.


사람들은 이걸 좋은 흙이라고 부르면서 가지고 가버리지만 그 낙엽들은 다시 나무로 돌아가야만 자기 역할을 하는 거야. 나무는 낙엽을 가지고 가도 된다고 말한 적이 없어.


겨울 동안 잠깐 내려놓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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