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늦은 밤, 어느 현장
여름
by
조민성
Sep 5. 2020
"뭐가 문제인 거 같아?"
"내가 이틀 동안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이유가 두 개야."
"하나는 한국 학교에 유급이 없어서야. 학교 다닐 때부터 잘 못 따라가도 대강 시간 때우고 개기면 자동 진급한다는 걸 배운 거야."
"완전 그럴듯하네. 다른 하나는?"
"그놈의 입주날짜."
"그 단어만 들어도 스트레스받는다야."
"석재 아저씨들 보면 소장이 뭐라 하든 귀 틀어막고 순서대로 진행하잖아."
"돌 무너지면 큰일 나니까. 사람도 다치고"
"솔직히 건물 안에 안 그런 게 어딨어."
"근데 석재팀 잘렸잖아."
"그러니까 골 때리는 거지. 그 아저씨들 벽에 석재 붙여놓은 거 봐. 라인을 칼각으로 잡아놨어."
"오래 걸려서 싫다잖아."
"윗 층은 하루 만에 시공 끝났대서 가봤더니 아예 후려놨더라."
"그거 2년도 못 갈 걸. 거기 안 맞는 본드를 썼던데."
"그거 써도 되냐고 물어보니까 시공 속도가 빨라서 쓴대."
"할 말이 없네."
"미안. 괜히 너 불렀다가 개고생만 시키네."
"이래서 사람들이 한국 현장 가는 거 말렸구나 싶다."
"우리 집에서 저녁 먹고 올라가."
"그래. 오늘 올라갔다가 정리 좀 해놓고 따로 놀러 올게."
keyword
포토에세이
현장
건축
17
댓글
2
댓글
2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조민성
소속
농장주
직업
에세이스트
숲 속에서 야생화를 가꾸고 있습니다. 5.6헥타르의 숲 속에서 생기는 사람과 식물, 동물들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팔로워
202
제안하기
팔로우
작가의 이전글
훈련
화분에서의 월동 - 서문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