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어느 현장

여름

by 조민성

"뭐가 문제인 거 같아?"


"내가 이틀 동안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이유가 두 개야."

"하나는 한국 학교에 유급이 없어서야. 학교 다닐 때부터 잘 못 따라가도 대강 시간 때우고 개기면 자동 진급한다는 걸 배운 거야."


"완전 그럴듯하네. 다른 하나는?"

"그놈의 입주날짜."


"그 단어만 들어도 스트레스받는다야."

"석재 아저씨들 보면 소장이 뭐라 하든 귀 틀어막고 순서대로 진행하잖아."


"돌 무너지면 큰일 나니까. 사람도 다치고"

"솔직히 건물 안에 안 그런 게 어딨어."


"근데 석재팀 잘렸잖아."

"그러니까 골 때리는 거지. 그 아저씨들 벽에 석재 붙여놓은 거 봐. 라인을 칼각으로 잡아놨어."


"오래 걸려서 싫다잖아."

"윗 층은 하루 만에 시공 끝났대서 가봤더니 아예 후려놨더라."


"그거 2년도 못 갈 걸. 거기 안 맞는 본드를 썼던데."

"그거 써도 되냐고 물어보니까 시공 속도가 빨라서 쓴대."


"할 말이 없네."

"미안. 괜히 너 불렀다가 개고생만 시키네."


"이래서 사람들이 한국 현장 가는 거 말렸구나 싶다."

"우리 집에서 저녁 먹고 올라가."


"그래. 오늘 올라갔다가 정리 좀 해놓고 따로 놀러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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