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에서 일주일 (5)
구인사
구인사는 대한불교 천태종의 총본산이다. 위키에 따르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사찰이라고 한다. 산에 있는 다른 사찰들과 달리 산의 흐름을 따라서 건물을 지어올려서 좁은 골짜기 좌우로 건물이 있는 모양이다. 구인사는 단양시내에서도 30분 정도 들어가야 하는 영춘면에 있는데, 서울에서 단양으로 가는 버스가 구인사까지 들어가는 편이 있을 정도로 상당히 많은 사람이 오가는 사찰인 듯했다.
단양시내에서 구인사까지 가는 길은 좋은 드라이브 코스다. 지도에서 쉽게 알 수 있듯 남한강은 단양군에서 여러번 급한 곡선을 그리는데, 그러다 보니 자연제방을 따라서 형성되어 있는 강변도로를 타고 드라이브를 하다 보면 마치 서울에서 청평, 가평으로 거쳐 춘천으로 가는 75번, 46번 국도와도 느낌이 비슷했다. 영춘교를 건너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온달관광지가 나오고 더 지나가면 불교천태중앙박물관과 넓은 주차장을 만날 수 있다. 사찰 차량이나 대중교통은 더 올라갈 수도 있지만 차를 갖고 온 사람은 여기에서 내려서 셔틀을 타고 올라가면서 주차요금을 내는 게 상례인 듯하다.
나는 불교천태중앙박물관을 보고 '여기가 시작이다' 싶어서 바로 걸어올라가기 시작했다. 올라가기 시작하자 마자 등산하는 듯이 경사가 급해지면서 관광지화된 사하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념품 가게와 도토리묵, 파전 등을 파는 식당들을 만날 수 있다. 그 곳들을 모두 지나가면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된다. 주차장에서부터 약 20-30분 정도 올라가야 구인사의 일주문을 만날 수 있다.
구인사는 고찰이 아니다. 한국 천태종의 중창조인 상월원각대조사가 1951년 단오에 초가집으로 구인사를 창건했고 1966년부터 지금과 같은 콘크리트 건물로 개축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대부분의 건물은 콘크리트로 만들어졌고 건물과 건물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꾸준히 건물을 지어올렸으며 구인사의 가장 위에 있는 대조사전은 1992년에 기공하여 2000년에 완공되었다고 한다. (여기에서도 서로 다른 해석이 존재한다. 천태종 2대 종정이 구술한 <상월원각대조사오도기략>이라는 자료와 최동순의 <처처에 백련 피우리라> (도서출판 운주사 2009)에서 서술하는 상월의 생애가 매우 다르다고 한다)
한국의 천태종은 고려시대에 대각국사 의천이 개창했지만 조선조 숭유억불정책으로 사실상 사라졌다가 상월원각대조사에 의해 중창되었다고 한다. 고려시대의 천태종과는 맥이 연결되지만 사실상 상월원각대조사에 의해서 새롭게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천태종은 애국불교 생활불규 대중불교라는 지표를 갖고 있어서 낮에는 일하고 밤에 수행하는 주경야선의 문화가 있어서 마치 중세의 수도원과 유사하게 운영되는 듯하다.
어렵사리 가장 위까지 올라와서 대조사전까지 왔다. 일반적인 불교 건축물들은 대웅전이 있고 석가모니를 모시는 구조인데, 구인사는 그런 규칙을 따르지 않는다. 골짜기 양쪽으로 건물들이 계속되고 마지막에 가서야 광명전과 대조사전이 정면에서 우리를 만난다. 광명전이 7,000명을 동시에 수용해서 교육과 행사를 하는 일종의 강당이라면 대조사전은 이름 그대로 상월원각대조사를 모신 곳이다. 다른 건물들과 달리 거대한 목조건물로 만들어졌고 기와는 금이었다. 천태종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가장 높은 곳에 상월원각대조사를 모신다는 게 과연 대조사의 뜻이었을까?
1966년에 상월이 대한불교천태종이라는 종단을 중창해서 이듬해에 문교부가 허가했지만 대한불교천태종이 조계종 이외의 독립적인 종단으로 인정받기까지는 2년이 더 걸려서 1969년에야 정식의 대한불교천태종이 되었다. 상월은 1974년 사망했고 묘를 구인사가 있는 수리봉의 정상에 모셨다. 구인사가 산에 대한 소유권이나 이용권이 어떻게 되는 지 모르지만 특이한 사례임에는 틀림없다.
온달관광지
구인사가 유명한 사찰로 유동인구가 많아지면서 산 아래의 온달동굴 인근 지역을 관광자원으로 개발한 것같은 곳이 온달관광지이다. 온달관광지는 온달동굴, 드라마촬영장, 온달산성 등으로 되어 있는데, 촬영팀이 없는 드라마촬영장은 아무래도 사람이 살던 곳이 아니다 보니 전체적인 배치도 그렇고 개별적인 건물들도 실제의 완성도는 조금 떨어져 보여서 흥미가 없었다.
온달동굴은 동굴 그 자체는 온달 장군의 전설과는 관계가 없지만 온달산성과 가깝다는 이유로 만들어진 이름이라고 생각된다. 고수동굴보다 규모는 작지만 엎드려서 가야하는 구간도 있는 등, 답사를 하기에 보다 흥미롭다. 수직구간이 특이한 고수동굴과는 또 다른 느낌을 주는 온달동굴은 높이가 낮아서 머리를 조심해야 하지만 방문할 만한 가치는 있어 보인다.
구인사에 다녀왔다면 내려오는 길에 잠시 산책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거나 고수동굴을 가본 적이 있다면 또다른 석회동굴을 보는 느낌으로 다녀올 수 있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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