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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민 케인 Sep 15. 2022

번영의 끝에서.

역사적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요즈음, 이것이 단순한 경제위기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강한 느낌이 들고 있다.


무제한 양적완화를 통한 무한한 번영이 가능할 것이란 환상은 깨졌고, 전쟁과 경쟁에 대한 공포는 자유무역과 공동번영에 대한 믿음을 산산이 조각내었다.

이에 다시 한 번 각자의 이익 앞에서 거침없이 이빨을 드러내는 야만의 논리가 세계를 지배하며, 각국에선 종족주의와 이기주의가 힘을 얻고 있다.


또한, 세계적인 기후변화는 인류가 쌓아올린 문명의 바벨탑을 매순간 갉아먹으며 우리가 알지못한 사이 현실의 기반부터 무너뜨리고 있다.

이미 식량난과 식수난, 가뭄과 홍수가 전세계로 역병처럼 퍼져나가고 있으며,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지역 또한 격렬한 자연의 역습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있다.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우리에게 우호적이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인간은 공황에 빠지고 미신과 사이비가 횡행하게 된다.


우리를 지켜줄것이라 믿었던 문명이란 껍데기가 사실은 얼마나 연약한 것인가?인류의 진정한 위기는 우리가 애써 포장하여 외면해왔던 잔혹한 현실을 깨달았을 때 시작된다. 

처절한 생존본능 앞에서, 갖지 못한 자와 가진 자의 갈등은 점차 심해질 것이고, 두 집단의 싸움에서 잃을 것이 없는 쪽의 폭력성은 더욱 강렬하게 표출되며 갈등은 격화되기 시작할 것이다.


이러한 분쟁의 불길은 이미 난민이 가장 많은 유럽에서부터 일어나기 시작하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이 거의 확실시된 상황에서, 유럽의 시민들은 끊임없이 자원을 소모하고 갈등을 유발하는 난민들에 대해 어떠한 시선을 보낼 것인가?

그 답은 이미 유럽에서 일어나고 있는 정치적 지형의 변화를 통해 알 수 있다. 이탈리아, 헝가리, 폴란드와 같이 비교적 취약한 국가들부터 독일 스웨덴 프랑스 영국과 같이 부유한 국가들까지, 종족주의적 국수주의적 정책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즉, 인권과 자유에 대해 큰 가치를 두고 있던 국가들이 이러한 가치보다도 생존과 이익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앞으로 상황이 더욱 악화되기 시작하면, 분쟁의 기운이 강하게 유럽을 덮칠 것이다.


우리 시대의 평화와 번영은 종말을 맞이했음을 애도하며, 조화를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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