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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줴 Jan 09. 2022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

[평생감사]를 읽고

사는 게, 지루해..


무심코 내뱉은 말인데, 그 순간부터 내 생각과 마음이 온통 이 말로 가득 차 버렸다.

더 이상 새로운 것도 없고 재미도 없는 현생이 지겨워졌고, 삶의 의미마저 상실해버렸다.

심지어는, 남편과의 부딪힘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친구의 고민이.. 아이 셋 키우는 외벌이 친구의 부담감이.. 아이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친구의 고군분투가.. 부럽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


나름 그 이유를 고찰하며 분석해보긴 했다.

한동안 놀러 다니지 않고, 너무 일/사이드 프로젝트만 해서 지친 건가?

그동안 많은 경험을 한 덕분에, 더 이상 세상에 새로울 게 없어서 그런 건가?

코로나로 인해 역동적인 취미생활도 못 하고, 사람들과의 만남이 줄어들어서일까?

친구들은 슬슬 새로운 가정을 이루어 새로운 삶을 시작했는데, 나는 그대로여서 그런가?

하지만 답을 찾을 수 없었고, 가령 정답을 찾는다 해도 그것이 나의 멘탈 회복에 별로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 같았다. 


온 세상이 반짝거리고, 거리에는 온갖 희망찬 메시지의 노래들이 울려 퍼지는 아름다운 시즌을.. 그저 그렇게, 흘려보내고 있던 어느 날.


나.. 목에 혹이 있는 것 같아


엄마가 무심코 발견한 조그마한 혹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커져갔고, 동네 병원에서는 큰 병원에 가보라며 진료의뢰서를 작성해주었다.

몇 년 전, 평생 건강했던 아빠가 갑작스러운 위암 진단을 받았던 터라, 그 트라우마로 인해 덜컥 겁부터 났다. 서로 티를 내지는 않았지만, 가족 모두가 비슷한 마음이었던 것 같다. 집안에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고요한 정적과 어색한 배려의 분위기가 가득했다.


그리고, 문득 깨달았다.

내가 지루하다고 느꼈던 그 평범한 일상이, 감사한 것이었구나! 

무탈한 삶에 자족하지 못하고 투정을 부리며,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했던 얼마 전의 내가 너무 한심하게 느껴졌고 후회가 되었다 :(


이러한 우리 가정의 분위기를 알고 계신 어느 분께서, 책을 한 권 추천해주셨다.



평생감사


이 책을 읽으면서, 막연하게 깨달은 '평범한 날들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한번 확신을 갖게 되었고, 삶을 바라보는 관점을 '감사'로 바꿀 수 있게 되었다. 인상 깊었던 책의 구절과 그에 대한 짧은 단상.


행복해서 감사한 것이 아니라 감사하기 때문에 행복하다

삶의 궁극적인 목적이 '행복'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이를 위해서는 '자유(내가 하고 싶은 때에,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자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경제적인 부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과연 그러한가? 물론 기본적인 생계유지가 가능한 수준은 되어야 좋겠지만, 필요조건만 만족한다면 행복은 소유에 비례하기보다는 감사하는 마음에 비례한다. 억만장자라고 해도 가진 것에 대한 만족과 감사가 없다면 불행할 것이고, 가난한 형편에 처해있다고 해도 감사하는 마음이 있다면 보다 행복할 것이다. 내 삶의 모든 일들이 다 감사로 여겨진다면 그만큼 행복도 커지는 것이다. 


감사는 무(無)에서 시작해야 한다_제로감사

보통 사람들은, 지금 내가 소유하고 누리고 있는 것들을 '내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손해를 보면 분노가 치밀고, 조금 더 갖게 되면 '내가 잘해서'라고 스스로를 치켜세우게 된다. 하지만, 솔직히 생각해보자. 이 세상에 태어날 때에 숟가락 하나라도 들고 태어난 사람이 있는지? 무에서 시작하면 모든 것이 감사하다. 옷 한 벌, 밥 한 끼, 숨 쉬는 공기, 따스한 햇빛, 아름다운 자연, 이 모두가 감사의 조건이 된다. 불평은 내가 가지고 있는 나의 위치를 과대하게 생각하는 교만한 마음이고, ‘제로 감사’는 모든 것이 하나님께로부터 왔음을 인정하는 겸손한 미음이다.


가장 깊은 감사는 고난을 통과한 사람의 감사다

어떤 형편에 처하든지, 모든 일에, 무슨 일이 일어나도 감사하는 것을 '범사 감사'라고 한다. 특히나,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의지적으로 감사의 조건을 찾아서 감사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지만, 그렇기에 가장 감동적인 감사이다. 신기한 점은, 마음에 내키지 않아도 억지로라도 감사거리를 찾아 나서다 보면, 어느 순간 실제로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게 된다. 감정적으로 잠시 동요된다는 게 아니라, 그동안 깨닫지 못했던 크고 작은 감사거리들이 자연스레 눈에 보이게 된다. 결국 감사의 크기는 깨달음의 크기이고, 감사는 은혜를 깨닫는 데서 출발하는 것이다.


#초월감사
기쁨만 아니라 슬픔도 감사하겠습니다.
성공만 아니라 실패도 감사하겠습니다.
희망만 아니라 절망도 감사하겠습니다.
가진 것만 아니라 없는 것도 감사하겠습니다.
풍족할 때만 아니라 부족할 때도 감사하겠습니다.
승리만 아니라 패배도 감사하겠습니다.
건강만 아니라 육신의 아픔도 감사하겠습니다.
생명만 아니라 죽음도 감사하겠습니다.


작은 감사 속에는 더 큰 감사를 만들어 내는 기적이 숨어 있다

사람이 스스로 속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모든 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감사하지 않는 것이다. 내가 받는 사랑도 당연하고, 내가 받는 대우도 당연하고, 내가 하는 일도 당연하고, 내가 지금 건강한 것도 당연하다고 여긴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눈을 크게 뜨고 세상을 바라보라. 우리 주위에는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일들도 누리지 못하고 어렵게 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당연한 것을 감사하기 시작하면 고마운 마음은 더욱 커지고 또 하나의 감사의 열매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살아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모든 것은 마음먹기 나름이다.
자족할 줄 안다면 행복은 분명 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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