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가우디 투어 & 시체스

나홀로스페인#7

by 이줴

2016.09.10 (Sat.)


#오늘의 일정

구엘 저택 - 보케리아 시장 - 시체스 - 카사 바트요 (Magic Night)


#1. 구엘 저택(Palau Guel)

오늘은 아침부터 '홀로 가우디 투어'를 나섰다.

숙소에서도 가까운 구엘 저택(Palau Guel)에 살랑살랑 걸어갔다 왔다 :)

sticker sticker



구엘 저택을 보며 가장 많이 느낀 것은 '실용성'이었다.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정말 일반 가정집 사이에 위치한 저택이라 그 터가 넓지도 않았다. (문 앞에서 찍은 저 사진을 찍기 위해, 거리의 끝과 끝에 서서 부단히 애를 썼더랬다.. 그 정도로 넓지 않은 장소)


메인홀 (하늘의 별과 같은 천장, 파이프 오르간)

'저택'이라는 용도가 정해져 있고 공간이 한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궁전'처럼 다양한 역할을 하는 영역들을 효과적으로 배치하여 사용자의 needs와 다용도성을 충족시켰다. 이에 더하여 music + architecture의 조화!!라는 콘셉트도 내 마음에 쏙 들었다♡


저택의 main hall은 예배, 음악회, 연회 등의 모임을 여는 것이 주목적인데, hall 내에서도 중심이 되는 제단(양 옆에는 그림이 있음)의 옆의 organ, 소리가 잘 울려 퍼지도록 하게 위해 제작된 pipe, 집안 어느 곳에서든 main hall을 바라볼 수 있도록 설계된 구조! Fantastic! (>_< )=b

실내 계단을 오르면서, 매 층의 모든 방에서 main hall을 한 번씩 쳐다봐주며-

매 시간마다 울려 퍼지는 organ 소리를 듣는 묘미가 있었던 구엘 저택의 실내 투어! =)

#역시난미적인부분보다는실용성/효율성이중요한듯



성가족대성당을 보면서 '빛'의 중요성을 실감했었는데, 그것은 구엘 저택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한창 밝은 시간에 저택에 들어갔는데, 실내는 꽤나 어둡고 장엄한.. 거룩하기까지 한 느낌이었다.

그런데, 천장을 올려다보자 마치 밤하늘의 별을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의 황홀함이...!!

천장에서 들어오는 빛이 내부를 더욱 거룩하고 성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제 진짜 하늘 아래 있는 옥상으로 올라가서, 그 유명한 가우디의 조각 공원을 구경했다.

정말 밋밋한 공간이 될 수도 있는, 저택의 옥상을 이렇게 장난스럽고도 아름답게 연출할 생각을 했을까..?ㅎ

개인적으로는 까사 밀라 옥상의 조각 공원보다 구엘 저택이 더 알록달록 예쁘고 재미났다 :)


#2. 보케리아 시장(Boqueria Market)

기대보다도 훨씬 즐거웠던 '홀로 가우디 투어'를 끝내고 람블라스 거리(Ramblas Street)를 따라 올라가면서, 보케리아 시장을 둘러보기로 했다. 여행지의 현지 시장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니~.*

더군다나 바르셀로나의 보케리아 시장은 관광 책자에도 종종 소개되는 곳이라, 기대기대!

람블라스 거리를 따라 걷다 보면... 볼 수 있다던, 시장을 내가 찾을 수 있을까..? 우려되는 마음이 있었지만, 기우였다. 왁자지껄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 있길래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사진으로만 보던 시장 입구가 쨔잔!

시장 안에는 그새 익숙해진 스페인 음식들과 다채로운 색깔의 과일들이 지천에 널려있었다 :)

동행이 있었다면 시장의 한편에 걸터앉아 현지 분위기를 함께 즐겨보고 싶었지만, 왠지 주눅이 들어 간단히 요기할 과일들을 양손에 들고 세상 밖으로 나왔다. 그만큼 시끌벅적 에너지가 넘치던 시장이었다 ㅎㅎ

#스페인에서는납작복숭아를꼭드세요!



#3. 시체스(Sitges)

시체스(Sitges) 위치

오후에는 시체스(Sitges)에 다녀오기로 급 결정!

45분 정도 기차(렌페, Renfe)를 타고 가면 도달할 수 있는 해변으로, 거리가 아기자기하고 예쁘기로 유명하다. 사실 시체스에 가려는 또 다른 이유는, 친구 때문인데..^^

몇 년 전에 먼저 바르셀로나를 여행했던, EDM을 좋아하는 한 친구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바르셀로나 클럽은 바닷가 바로 옆에 있어서, 춤추고 놀다가 밖에 나가면 해변에서 또 놀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 바다에서 바람을 쐬면서 좀 쉬다가 또 들어와서 춤추고 놀았는데, 새로운 경험이었어!' 그래서 왠지 바르셀로나에 가면 해변을 가봐야 할 것만 같았다 ㅎㅎ

다행히 메인 거리인 Passeig de Gracia 역에서도 시체스에 가는 렌페가 있어서 멀리 가지 않고 바로 기차를 타고 근교에 나갔다 올 수 있었다. 하지만, 나들이 자체는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골목골목 아기자기함을 물씬~ 느끼기에는 내 감성이 좀 부족했던 것 같고, 오히려 터키의 페티예와 같은 휴양도시의 느낌이 더 컸다. 바다에 뛰어 들어가서 첨벙첨벙하거나, 모래사장에 누워서 선탠하면서 책 보고 뒹굴뒹굴~하고 싶은 마음이 훨씬 강했다. 하지만, 아무런 준비 없이 왔기에... 눈물을 머금고 산책과 벤치 빈둥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만약에 다시 간다면, 하루 정도 숙박하면서 여유롭게 즐기다 가면 좋을 것 같다.


새로웠던 점은,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시체스는 게이_gay가 많기로 유명한 곳이었다. 어쩐지.....

아직 스페인 여행 초짜인 나는 'menu del dia'가 점심메뉴로는 최고인 줄 알고, 맛집을 찾아가서 홀로 코스요리를 즐기고 있었다. 바로 앞 테이블에 앉은 남&남 커플을 보면서 '아~ 친구끼리 휴향 여행 왔나 보네~' 하면 별생각 없이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지나가던 남성 분이 그중 한 명에게 아는 척을 하며 키스를 하는데-

여긴 외쿡이니까 뭐, 인사가 다 저렇지 뭐 ㅎㅎㅎㅎ 했지만 뭔가 인사라고 하기엔 다소 찐한 느낌이었다 'ㅡ'*

그래도 그때까지는, 그러려니~ 했는데...

골목을 구경하며 걷고 있는데, 좁은 거리 사이에 꽤 넓은 광장을 가로지르는 길이 나왔다. 사방에 있는 음식점들의 야외 테이블이 모두 광장 가운데를 향하고 있는, 다소 보편적인 광장이긴 했는데... 왠지 모를 민망함을 느끼며 그 거리를 걷는 중 사람들의 눈길이 따가웠다. 용기를 내어,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피는데, 아이코! 야외 테이블의 약 95%가 남&남 커플이로구나~~~~~^^*

심리학적으로, 여자들이 많은 거리를 남자 혼자 거닐기는 힘들어도 남자들이 많은 거리를 여자 혼자 거니는 것은 보다 수월함을 느낀다, 고 들었는데. 이 이론에 위배되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하핫/ #여튼새로운경험



#4. Magic Nights (@Casa Batllo)

저녁에는 미리 예약해놓은 Magic Nights을 위해 까사 바뜨요(Casa Batllo)에 갔다.

까사 바뜨요와 까사 밀라는 원래 내부 관람이 가능하지만, 특정 기간에는 음악까지 어우러진 Summer Night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마침 이번 여행 기간이 Summer Night 기간이라 낭만적인 스페인의 한여름밤을 즐길 수 있었다:) 다양한 프로그램과 티켓을 판매(http://www.casabatllo.es/en/online-tickets/)하는데, 나는 당연히 Music~♪♬이 포함된 패키지를 선택!!! Night Visit + Magic Night 프로그램에는 내부 투어(야간)와 옥상 음악회 + 음료 및 다과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 Night Visit + Magic Night ★

20:00 입장 및 내부 관람 (w/ Online Tour Device)
21:00 Magic Night (@옥상)

아직 줄을 서기 시작하기도 전에 도착을 해서 주변을 방황하다가, 감사하게도 1등으로 줄을 서게 되었다! 그러다가, 엄청 활달한 Security guy인 Agustin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까무잡잡한 피부에, 덩치도 크고, 직업이 보안요원이다 보니 처음에는 좀 무서운 감도 있었지만, 밝게 웃으며 얘기하는 그의 순박한 모습에 마음을 놓고 수다 삼매경에 빠졌다. 스페인어 공부를 좀 하고 왔다고 하니까, 더 반가워하며 계속 practice 해야 한다면서 나에게 스페인어로 말을 걸어서 계속 공부를 시켜주었다...ㅋ 그의 전공이 영어라는 것을 알고는, 그의 조언에 더욱 신뢰가 생겼다 =) 바르셀로나는 공용 spanish가 아니라, 자기들만의 카탈루냐어를 써서 더 힘들다,며 욕(?)을 하기도 하고 ㅎㅎ 가족 얘기도 하며, 밝고 따뜻한 그 덕분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입장시간을 기다릴 수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마주하게 된 내부는, 정말 상상 이상으로 멋있었다!

낮에 본 물결모양의 외부만 특이한 게 아니라, 내부도 바닷가에 들어온 것과 같은 구조와 인테리어! 다시 한번,

가우디는 정말..... 천재인 듯!


'성가족성당 ㅡ 구엘 저택 ㅡ 까사 바뜨요'가 마음속에 엮이며, 폭풍 같은 감동을 느꼈다.

성가족성당은 외관도 독특하고 의미(신자/부자뿐만 아니라, 그 누구라도 성경과 하나님에 대해 알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건물 외관에 조각)도 좋았지만, 빛을 잘 이용해서 내부에서 성스러움과 거룩함을 물씬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이 정말 큰 감동이었다. 헌데, 까사 바뜨요도 빛(채광)을 잘 활용하기 위해 하층으로 갈수록 Patio의 창문 크기도 커지도, 타일 색상도 점점 옅어지도록 설계를 했다. #빛의중요성

까사 바뜨요는 사람이 직접 진행하는 Tour는 아니었지만,
AR(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한 다채로운 가이드를 경험할 수 있었다.


Magic Nights 시간에 맞춰 옥상에 올라갔다. 좌석과 무대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서서 즐기는 파티였다. 한편에는 CAVA(까바)와 Tinto de verano(여름 와인)을 준비해놓고 있었고, 조명이 은은하게 밤공기를 에워싸고 있었다. 오늘은 guitar 치는 singer의 무대였는데, 기대했던 session이 갖춰진 정통 jazz 공연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참 좋았다^^ 그러고 보면, 스페인 사람들은 기타를 참 많이 치는 것 같다.

얼마 후 Agustin이 옥상에 나타나서 더욱 반가웠는데, 지금까지 일하면서 옥상에는 처음 올라와본다고 했다. 나 때문에 올라왔나..? 하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하며 함께 사진도 찍고 메일 주소도 주고받으며, 즐거운 추억을 쌓았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비로 인해 공연은 중간에 stop 되고... 아쉬움을 한가득 안고 숙소로 향했다.



피곤 피곤할 정도로 열심히 돌아다닌,

가우디의 매력을 확 느낀 하루를 또 이렇게 마무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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