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스페인#6
2016.09.09 (Fri.)
드디어 직접 맞이하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의 아침!
작년 가을, 나의 적극 추천으로 그녀 인생에서 난생처음 혼행으로 바르셀로나에 왔던, 친구가 추천해준 '아이엠 바르셀로나'의 소규모 가우디 투어를 하는 날!
긴장과 기대감을 가지고 GOGO!
#투어 경로
레이알 광장 - 까사 비센스 - 까사 밀라 - 까사 바뜨요 - 점심 - 사그라다 파밀리아(입장) - 구엘공원 (입장)
가우디의 작품 및 그의 삶에 대해 계속 보고 들으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많아졌다.
'건축'으로 시작해서 '인테리어/가구 디자인'으로까지 지경을 넓힌 가우디,
그의 작업과 지금 내가 고민하고 있는 '디자인'과는 유사한 점이 참 많은 것 같다.
그리고, 가우디는 정말..... 천재인 듯!
#1. 레이알 광장
가우디가 학생 시절에 처음 만들었다는 가로등!
건축가는 고객에게 설계 의뢰를 받고, 그의 요구조건에 맞춰서 결과물을 내어놓는다. 고객이 갑이라고 할 수 있겠지.
그런데, 가우디는 건축을 의뢰받아서 작업을 한다고 할지라도, 아니 사실은 학생 때부터 자신의 고집대로 하고야 마는 괴팍한 성격의 사람이었다. 즉, 사람들과의 관계성이나 사회생활이라고 흔히 말하는 것을 잘 하지는 못 하는 사람인데, 오직 실력 하나로 인정받은 축에 속했다.
사랑에도 실패한 그는 정말 일과 하나님밖에 의지할 데가 없었던 것일까..? 행복했을까...? 그의 심리 상태는 어떠했을까, 갑자기 궁금해진다.
#2. 까사 비센스 (Casa Vicens: 비센스의 집)
가우디의 처녀작!
지금은 사유물이 되어, 보수공사 중으로 실제 건물과 그 내부를 볼 수 없었다. 아주 유명한 건축물은 아니지만, 식물을 형상화하여 디자인된 건물이라고 기대하고 갔는데....
고집스러운 그였지만, 그의 작업 철학은 참 본받을 만한 것이 많았다. 그저 미학적으로 아름답고 독창적인 것을 떠나서, 그는 먼저 그 건물의 용도와 그 지역의 역사, 그것을 이용할 사람의 특성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고려하여 설계하였으며-
원래의 지형과 자연물을 최대한 건드리거나 해치지 않고, 조화롭게 가져가려고 하였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의 의견과 부딪힐 때에는 고집을 부렸지..ㅋㅋ)
유명한 그였지만, 항상 그의 작업이 평탄했던 것은 아니다. 자금이 부족해서, 그 예산을 맞추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도 많이 했다. 설계뿐 아니라, 직접 시공 일부를 했다거나...
지금 내가 회사에서 UX 기획자로 일하는 것과 관련해서,
그저 VoB만 충족시키는 게 아니라 history, Core VoC, stakeholder, 나 개인의 가치관 등을 반영하여 limited resource를 가지고 결과물을 내야 하는 상황이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3. 까사 밀라 ( Casa Milá : 까사의 집)
Milá 부인의 의뢰를 받아 설계한 부자들을 위한 아파트! 하지만, Milá 부인은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최초의 '지하 주차장'으로도 유명하지만, 최상층에는 빗물을 활용할 수 있는 구조 설계 등 자연 친화적이고 실용적인 기능들이 갖춰져 있다.
그 와중에 디테일에 강한 가우디!
그 Detail이 지금까지 우리가 그를 대단하다고 평가하는 데에 큰 이유 중 하나가 되는 것 같다.
#4. 까사 바뜨요 (Casa Batllo: 바뜨요의 집)
왼쪽에 있는 건물보다 멋있게 만들려고 했던 건물!
바다의 물결설과 인체의 뼈 설, 용의 전설 등 많은 스토리를 담고 있는 건물!
건물의 외면을 보면서도 많은 상상을 할 수가 있었지만, 건물 내부로 들어가 봐도 정말 상상 이상으로 멋지다! 외부만 물결 모양으로 특이한 게 아니라, 내부도 바닷가에 들어온 것과 같은 구조와 인테리어!
건물 내부를 둘러보면서 계속 "천재다.. 진짜 천재다.."라고 혼자 되뇔 수밖에 없었다.
채광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 하층으로 갈수록 patio 창문의 크기도 커지고, 타일 색상도 점점 옅어지도록 설계했다고 한다. 그래서 각 층마다의 컬러감을 유심히 살펴봤는데, 벽의 타일뿐 아니라 각 층의 문(door)의 색상도 타일 색상과 함께 변화를 주었더라. 역시 디테일!!
사실 나는 밤에 봐서, 그 효과를 체감하지는 못 했지만 낮에 다녀온 지인의 말에 의하면, 어느 층에서 보든 밖에서 들어오는 빛 때문에 타일들이 동일한 색상으로 보였다고 한다! 낮과 밤에 둘 다 가보는 게 가장 좋을 듯하다 :)
#투어 일정에는 까사 바뜨요 입장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고, 개인 일정으로 다음날 밤에 내부 방문!
까사 바뜨요가 있는 거리는 일명 '명품거리'로, shop들도 즐비하고 땅값이 비싼 거리인데.
그 앞에서 고개를 살짝 떨구면, 가우디가 디자인한 패턴의 바닥을 볼 수 있다.
#5. Menu del dia (오늘의 메뉴)
스페인에 가면 꼭 먹어보고 싶었던 것, 메뉴 델 디아!!! (사실, 별 거 아니다..^^;)
점심때에만 주문 가능한 세트 메뉴로, 식전 빵+음료+메인 요리+디저트를 단돈 약 20유로 정도에 즐길 수 있어서 나처럼 '그 나라 음식은 다 즐겨보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참 매력적인 아이였다.
'메인 요리'는 빠에야, 고기, 생선 등 다양하기에 취향대로 먹으면 되지만 ㅎㅎ
투어 덕분에, 나 홀로 여행자이지만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었다!
#함께함이어찌나감사한지
#6. 사그라다 파밀리아 (La Sagrada Familia, 성가족대성당)
성스러운 가족(요셉, 마리아, 예수)을 위한 성당!
당시에 돈 있고 배운 사람들만 성당 안에 들어가서 예수님에 대해 들을 수 있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던 가우디는, 어느 누구나 예수님에 대해 보고 들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보통의 성당과 다르게, 성당 외벽에 예수님의 일생에 대해 조각으로 기록해놓았다.
아직도 공사 진행 중이며, 완공 시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도 꽤 높지만, 완공되면 그 높이가 더해질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몬주익 언덕보다는 높게 짓지 않는다. 그 이유는, 아무리 대단한 건물이라도 하나님이 만드신 자연보다 높아질 수 없으므로. (현재 몬주익 언덕이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고지대라고 한다.)
성가족대성당의 외관도 참 독특하고, 그 의미도 너무 거룩해서 인상 깊었지만, 그 건물 내부를 보고는 정말 감동이었다! 내부를 '숲'에 있는 것처럼 느끼도록 기획/구현하였다고 들었는데, 건물 안에 들어가서 직접 보니 - 빛을 너무 잘 활용하고, 내부 요소들도 숲에 있는 것들을 형상화해서 성스럽고 따스한 숲 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을 받았다.
지하에는 가우디 관련한 전시도 있었는데, 건축을 하기 위해서는 수학과 역사뿐 아니라 물리학, 기계공학 등에 대해서도 해박한 지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아치형 돔을 만들기 위해, 추를 이용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실험을 한 가우디..!
#7. 구엘공원 (Park Guell)
열심히 버스를 타고 찾아 올라간 구엘 공원!
영화 Spanish Apartment에서 많이 본 그곳!!
미리 예약해놓은 시간에만 입장을 할 수가 있다.
투어 특성상 다행히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고민 없이 입장할 수 있었고, 입장과 동시에 투어는 종료!
가이드 언니, 빠이빠이~~
이제 혼자만의 시간이에요! =D
헤어지기 직전,
가이드 언니는 우리에게 미션 하나를 주고 떠났다.
영화에서 주인공이 처음으로 여자와 키스를 했던 그 너른 공원에는 다채로운 디자인의 돌 벤치가 있는데, 잘 찾아보면 벤치 어딘가에 MARIA (하늘에서 봤을 때)라는 글자가 쓰여있다고 했다. 나름 열심히 찾아보려 했지만, 너무 넓어서 포기...=_=ㅋ
시대적인 배경도 있지만, 하나님을 진정 사랑하는 자가 잘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켈란젤로'도 피에타를 만들 때 사람의 시선에서는 괴로워하는 표정이지만, 하늘에서(하나님의 시선에서) 봤을 때는 '다 이루었도다!' 하는 평온한 표정을 짓도록 조각을 했다. 가우디도 하나님이 보시는 관점을 고려하여 'MARIA'라는 글자를 구엘공원 벤치에 새겨놓았고, 성스러운 가족을 기리기 위해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건축했다. 그리고 둘 다 엄청나게 유명해졌지...!! 이것은 우연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자꾸 든다 :)
All day 가우디 투어는 종료되었지만, 아직 나의 일정은 끝나지 않았다!
한국에서 미리 계획하여 공연을 예약하고 왔기에, 숙소에 잠시 들려 하루 종일 흘린 땀을 씻고 음악회 복장(?)으로 갈아입은 후, 바르셀로나의 어둑어둑해진 공기를 헤치며 카탈루냐 음악당으로 향했다.
#카탈루냐 음악당 (Palace of Catalan Music)
카탈루냐 음악당은 가우디의 작품은 아니다. 오히려 그의 라이벌인 '도메넥 이 몬타네르'의 대표작이다.
앞서 여행한 친구의 추천으로 오게 되었는데, 건물 내부의 아름다움은 실제로 봐야 한다. 큰 기대도 없었고 이 건물에 대한 배경지식은 전무했지만, 그 아름다움 자체에 압도당했다! 열심히 사진기의 셔터를 눌러댔지만, 내 눈으로 직접 본 느낌을 전달하기는 너무 어렵다. #사진의이중성
* 투어를 통해 내부를 둘러볼 수도 있지만, 여유가 된다면 공연을 관람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http://www.palaumusica.cat/ca
일정상 가능한 날짜에 있는 공연을 예매하다 보니, 기타&댄스 공연을 예매했는데 (사실 기타에 댄스라니.. 상상이 잘 안 되었다^^;;), 그 댄스가 바로 Tango였다!! Spain y Tango! 이 어찌 기쁘지 아니한가!
공연이 꽤 늦은 시각에 끝났지만, 가우디 투어에 동행했던 분들과 함께 늦은 저녁식사를!!
Pan con tomate (토마토 바른 빵), Pollo (문어 요리), Sangria (샹그리아), 그리고 이름 모를 해산물 요리...
이렇게 알찬 하루가 저물어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