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이후 하루에도 여러번 울리는 사이렌 소리를 듣는 날이 있었다.
그 소리에 얼마나 불안해지던지, 심할 땐 심장이 쿵쾅거릴 정도였다.
내가 아파서, 또 내 주변 사람들이 아파서 여러번 응급차를 타고 막힌 길을 헤치며 병원에 달려가본 적 있는 별 유쾌하지 않은 경험이 있어 사이렌 소리를 들으면 어쩐지 그때가 불현듯 떠오르기 때문이리라.
그러다 정말 어느 날 문득, 더이상 이렇게 그 소리를 두려워해서만은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이렌 소리가 트리거가 되어 점점 불안해지는 걸 막고 싶기도 했고. 그래서 산책하다 멈춰서선 결심했다.
생사를 오가는 혹은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의 아픈 몸을 들것에 뉘어 데려가주고, 주변 병원에 연락해 병상이 충분한지, 병원에 도착하면 바로 치료를 받을 수 있는지, 가는 동안 증상을 체크하고 안심시켜주며 빠르게 병원까지 데려다 준 응급구조사분들이 있다고 생각하니 더이상 불안하지 않았다. 이 소리는 누군가에겐 희망의 소리라고. 마치 내가 그랬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