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잡문집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티하이커 Jan 31. 2018

이웃집 토토로의 ‘바람이 지나는 길’

미타카

2017년 5월 4일 목요일,

도쿄도 미타카시


미야자키 하야오의 지브리 미술관이 있는 곳, 도쿄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숲과 들판이 있는 미타카로 향했다.

오카치마치에서 미타카로

오카치마치에서 미타카까지는 35분이 걸렸다. 우리나라의 2호선과 꼭 닮은 (심지어 순환하는 것까지 닮았다) 야마노테선을 타고 가다가, 간다역에서 주오선으로 환승했다.

Mitaka, Tokyo, May 2017

미타카는 신주쿠에서 두 정거장 떨어져있지만, 실제로 역간 거리는 꽤 멀었다. 사실 그동안 가봤던 동네들은 도쿄도의 특별구로, 즉 비교적 도쿄의 중심부에 있던 곳들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도쿄도에 속한 시이다. 미타카구가 아닌, 미타카시로의 여행이었다.

바람이 지나는 길

이 길은 ‘가제노 산포 미치도리’라고 불린다. 직역하면, 바람의 산책길 정도일텐데 마침 이웃집 토토로 사운드 트랙 중 비슷한 제목의 곡이 떠올랐다.

히사이시 조, <바람이 지나는 길>

히사이시 조가 작곡한 ‘바람이 지나는 길’이라는 연주곡이었다. 이 곡에 착안하여 길이름이 만들어졌는지, 이 길을 보고 히사이시 조가 ‘바람이 지나는 길’을 작곡했는지는 모르겠다. 마치,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같은 수수께끼였다.

Mitaka, Tokyo, May 2017

정답이 무엇이든 간에, 히사이시 조의 ‘바람이 지나는 길’과 미타카의 ‘가제노 산포 미치도리’는 정말 잘 어울렸다. 혹시 이 길을 걷게 되거든 꼭 이웃집 토토로의 ‘바람이 지나는 길’을 들으며 가볍게 산책하듯 걸어보기를 권한다.

AGFA Vista 200, Natura Classica

5월이라 철쭉으로 추정되는 꽃들이 넘실거렸다.

AGFA Vista 200, Natura Classica
AGFA Vista 200, Natura Classica
AGFA Vista 200, Natura Classica

2-30분 정도 ‘바람이 지나는 길’을 걷다보면, 꽃과 나무와 물, 그리고 이 모든 자연과 함께 공존하는 주민들을 만난다. 주택가는 조용하고 깨끗했다. 미타카를 감싸는 전체적인 분위기는 슬로우 라이프 그 자체였다.

녹지는 한참 이어지다가 ‘바람이 지나는 길’이 멈출 무렵 끝났다.

진짜 토토로를 만날 수 있는 지브리 미술관 가는 길







Kathie

식도락과 예술, 도시에 관심이 많습니다. 먹고 마시는 것, 그리고 공간 그 자체에 대한 글을 씁니다. 도시의 자연과 로컬문화를 사랑하므로, 여행에세이보다는 도시에세이를 지향합니다. 여행에세이 <나고야 미술여행>을 썼고, 도시에세이 <나는 아직 도쿄를 모른다>를 연재중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일상으로 떠나는 여행, 여행지의 카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