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이노카시라 공원점
2017년 5월 4일 목요일,
도쿄도 무사시노시 기치조지 미나미초
미타카에서 이노카시라 공원을 거쳐 기치조지까지 걸어왔다. 이노카시라 공원은 꽤 넓었고, 날이 맑았기 때문에 매우 갈증이 났고 다리도 좀 아팠다. 햇살이 따가워진 오후 한시 반의 기치조지 거리를 걷다가 스타벅스로 들어갔다.
각 나라에서 스타벅스를 론칭할 때, 푸드메뉴는 수입사에서 주관하여 제공하는 것 같다. 그래서 다른나라로 여행을 떠나면, 다양한 푸드메뉴를 만날 수 있다. 일례로 타이베이 스타벅스에서는 연잎 같은 나뭇잎에 싸서 밥을 찐 쫑즈를 먹었다.
도쿄의 스타벅스엔 우리나라에 없는 푸드메뉴가 꽤 많았다. 감자칩도 맛있었고, 라자냐도 훌륭했다. 스타벅스의 푸드메뉴만 먹어봐도 일본 스타벅스의 베이커리 기술이 뛰어나다는걸 알 수 있었다.
인기가 많은 꼬치구이집인 이세야 바로 옆이라 유동인구가 꽤 많은 기치조지 골목이었다. 여럿이 합석하는 카페 중앙의 커다란 10인 테이블에 간신히 자리를 잡았다. 다리가 닿지 않는 높은 테이블이었지만, 불편하다고 느끼진 않았다. 각자의 일을 하는 일본 사람들과 섞여서 한 시간 남짓 글을 썼다. 홍콩의 브루 브로스 커피에서 외국인들과 합석한채, 한두 시간 글을 쓰며 시간을 보냈던 지난 여행이 떠올랐다. 이럴때면 내가 낯선 곳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행자가 아닌,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오묘해진다. 오히려 일반적인 관광지를 돌아다니는 것보다, 이렇게 현지인들 틈에 섞여있는 시간이 더 ‘여행을 하고있다’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다.
Kathie
식도락과 예술, 도시에 관심이 많습니다. 먹고 마시는 것, 그리고 공간 그 자체에 대한 글을 씁니다. 도시의 자연과 로컬문화를 사랑하므로, 여행에세이보다는 도시에세이를 지향합니다. 여행에세이 <나고야 미술여행>을 썼고, 도시에세이 <나는 아직 도쿄를 모른다>를 연재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