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에서 On the Shore
2017년 5월 4일 목요일,
치요다구 이다바시
주오소부선이 역에 도착했다.
이-다바시. 이-다바시.
‘이’를 길게 빼는 독특한 울림이 있었다.
역의 서쪽 출구로 나갔다. 카구라자카로 가려면 반대편으로 나가야하지만, 강을 따라 산책하고 싶었다.
간다강을 따라 철길이, 철길 옆에는 푸른 산책로가 흘렀다.
황량하던 철로에는 유라쿠초선이 지나갔다.
해 떨어질 무렵, 이다바시의 강가를 걸었다.
그린로드라 불리는 산책로 한쪽 끝에는 간이 테이블과 작은 나무 의자가 있었다. 그곳에 앉은 이들은 세느강의 젊은이들처럼 와인을 마시는건 아니었지만, 몇 가지의 주전부리를 먹기도 했다. 석양 때문인지 파리 못지 않게 아름다운 강변이었다.
그린로드의 왼쪽은 조용하고 깨끗한 (소도시는 아니지만) 소도시 느낌의 시내풍경이 펼쳐졌다. 상아색의 반듯한 건물은 사실 병원이었다.
반면 강가가 보이는 오른쪽은, 정적인 왼쪽과는 달리 활기가 넘쳤다. 자전거들이 슝- 하며 지나갔다.
다리가 나오자, 자전거를 세우고 쉬어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분명 이 근방은 조용하고 비싼 동네일 것이다. 왜냐하면 도쿄니까. 그리고 조용한 동네일수록 비싸다는 가정은 대체로 적중한다.
이다바시의 강가가 아름다운건, 단지 푸른 나무 때문만은 아니다. 맑은 물에 비치는 이다바시와 카구라자카의 모든 것이 아름다웠다.
다리를 넘어 카구라자카로 향했다. 카구라자카의 언덕길이 나타나기까지, 간다강은 여전히 나와 함께였다.
Yuhki Kuramoto, “On the shore”
Kathie
식도락과 예술, 도시에 관심이 많습니다. 먹고 마시는 것, 그리고 공간 그 자체에 대한 글을 씁니다. 도시의 자연과 로컬문화를 사랑하므로, 여행에세이보다는 도시에세이를 지향합니다. 여행에세이 <나고야 미술여행>을 썼고, 도시에세이 <나는 아직 도쿄를 모른다>를 연재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