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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티하이커 Mar 13. 2018

갈매기 문고, 카모메 북스

카구라자카

Kamome Books, Tokyo, May 2017

라 카구의 계단에 앉아 짙은 파스텔 색감의 간판을 보았을 때, 카모메 북스에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Kagurazaka Station, Tokyo, January 2018

카모메 북스의 파란 색감은 카구라자카역 도자이선의 푸른 빛깔과 잘 어울렸다.

Kamome Diner, 2006

‘카모메’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았던 건, 영화 <카모메 식당> 때문일 것이다. 궁금해져서 영화를 봤다. 카모메는 일본어로 갈매기란 뜻이었다. 사실 이 영화의 배경은 일본이 아닌, 핀란드의 헬싱키이다. 헬싱키에 갈매기가 많아서 주인공이 식당 이름을 갈매기 식당이라 이름 붙인 것이었다.

영화 처음부터 익숙한 색상을 만날 수 있었다. 카모메 북스의 짙은 파스텔톤 색깔이 카모메 식당의 색깔이기도 했다.

카모메 북스 사장님이 카모메 식당 혹은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팬이 아닐까 생각했다.





카페


Weekenders Coffee, Tokyo, May 2017

Weekenders Coffee 라는 이름의 카페가 서점 출입구 앞에 있다. 카페에는 책을 읽으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물론 책을 계산한 후에 읽을 수 있다) 테이블이 있다.

Tsutaya Books Daikanyama, Tokyo, May 2017

예전에 나카메구로나 다이칸야마에서 보았던 츠타야와 비슷한 모델이긴 하지만 카모메 북스의 Weekenders Coffee는 스타벅스 같은 대기업 카페가 아니라, 성수동이나 연남동에 있는 개인 카페 같은 소박한 분위기이다.

Kamome Books, Tokyo, January 2018

얼핏 내자동의 나무사이로 카페가 떠오르기도 했다. 나는 이런 분위기의 작고 아담하며 조용한 카페가 좋다.





전시


Kamome Books, Tokyo, May 2017

카모메 북스가 단순한 서점이 아니라 복합문화공간 이라는 것을 서점 가장 안쪽의 전시공간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Kamome Books, Tokyo, January 2018

처음 방문했던 2017년 5월에는 동심을 자극하는 동화 삽화같은 작품들이 전시되었고, 8개월 후에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를 다루는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다.





서점


Kamome Books, Tokyo, May 2017

카모메 북스는 본업인 서점에도 충실하다. 영화, 여행, 예술 등 다양한 종류의 단행본 외에도 풍부한 분야의 잡지가 진열되어 있다.

Ueno Park, Tokyo, April 2017
Kamome Books, Tokyo, May 2017

몇일 전, 우에노 공원에서 보았던 국립도쿄도미술관의 바벨전을 표지로 놓은 잡지도 있었다.

Kamome Books, Tokyo, May 2017

애주가들이 좋아할만한 서가도 있었다.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게 만드는 귀여운 일러스트였다.

Kamome Books, Tokyo, May 2017

사실 일본어로 간단한 대화 정도는 할 수 있어도, 히라가나나 가타카나 외에 한자어를 읽지 못하기 때문에 문맹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예전에 기노쿠니야 서점에서 여러 권 샀던 아이들용 동화책도 제대로 읽지 못한채 구석에서 낡고 있다. 그래서 이렇게 다양한 매력적인 책들이 모두 그림의 떡이었다.

그러나 어떤 작가의 도쿄여행기였전 인디핑크 표지의 책은 무척 탐이 났다. 중간 중간에 그림이 있었기 때문에 한자를 몰라도 읽을 수 있겠다는 무모한 자신감이 있었다. 그러나 결국 이성이 감성을 눌러 책을 사지 않고 서점을 나갔다.

Kamome Books, Tokyo, January 2018

그러나 책을 놓쳤다는 아쉬움과 원서에 대한 동경이 뒤섞여, 다시 카구라자카에 가면 꼭 이 책을 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2017년 가을에 뉴욕에 갔을 때 프릭컬렉션에서 도록을 사지 않았다가 두고두고 후회했던 기억이 있어서, (여행지에서의 책 쇼핑만큼은) 안 사고 후회하지 말고 사고 후회하자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Kamome Books, Tokyo, January 2018

다행히 예전에 방문했을 때 찍어두었던 책 사진이 있어서, 그 사진을 보여주며 직원에게 책을 찾아달라고 했더니 단숨에 그 인디핑크 표지를 보여주었다. 덕분에 오랫동안 미련이 남아있던 원서도 사고, 선물용 책도 하나 구입했다.

어떤 에디터가 도쿄의 각 구에서 발행된 우표를 모으는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였다.

Kamome Books, Tokyo, January 2018

카모메 북스에서는 책 뿐만 아니라 문구나 각종 패브릭 제품도 판매했다. 특히 이 에코백은 정말 사고 싶었지만 실제로 사용할 일은 적을 것 같아 꾹 참아 더 이상의 충동구매를 막았다.






Kathie

식도락과 예술, 도시에 관심이 많습니다. 먹고 마시는 것, 그리고 공간 그 자체에 대한 글을 씁니다. 도시의 자연과 로컬문화를 사랑하므로, 여행에세이보다는 도시에세이를 지향합니다. 여행에세이 <나고야 미술여행>을 썼고, 도시에세이 <나는 아직 도쿄를 모른다>를 연재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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