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리타
나리타 공항 3터미널 출국심사 직전에 푸드코트가 있다.
네 다섯 가지의 식당이 있는데, 처음 은희와 도쿄에 갔을 때는 파가 풍성히 올라간 네기마요 타코야키를 먹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점점 사라지는 카페베네가 3터미널에서는 카페 업종을 독점하고 있었는데, 거기서 오렌지 주스를 사와서 먹었다.
맛이 없는건 아니었지만 눈을 감고 떠올리면 생각나는 흔한 타코야키와 오렌지 주스여서 기억에 남는 맛은 아니었다.
두 번째로 도쿄를 방문했을 때는 카페베네와 타코야키 가게 사이에 있던 초밥가게에서 점심을 먹었다. 특이하게도 서서 먹는 스탠딩 초밥집이었다. 원한다면 푸드 코트에 있는 테이블로 가져가서 먹을 수도 있지만, 원하는 초밥을 바로 주문해서 먹으려면 스탠딩 좌석이 적격이었다.
참치뱃살과 연어뱃살을 하나씩 주문해 먹었다.
서서 먹는 초밥집이라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았던 것 같은데, 의외의 맛에 정말 감동했다. 기대 이상이었다. 초밥 위의 생선은 입 안에 들어간 순간 녹아 사라져버렸다. 전혀 비리지도 않았다. 이래서 초밥은 일본에서 먹어야 하는구나 싶었다.
기분 같아서는 일본 생맥주와 함께 마시고 싶었지만, 실제로는 맥주보다는 따뜻한 차와 함께 먹는 편이 더 맛있었다.
그날 이후 서서 먹는 초밥집, 타츠 스시는 도쿄를 방문할 때마다 항상 들르는 단골가게가 되었다. 공항 푸드코트의 식당도 충분히 맛집이 될 수 있다.
Kathie
식도락과 예술, 도시에 관심이 많습니다. 먹고 마시는 것, 그리고 공간 그 자체에 대한 글을 씁니다. 도시의 자연과 로컬문화를 사랑하므로, 여행에세이보다는 도시에세이를 지향합니다. 여행에세이 <나고야 미술여행>을 썼고, 도시에세이 <나는 아직 도쿄를 모른다>를 연재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