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에노사쿠라기
야나카 근처에 몽블랑이 유명한 케이크 가게가 있다고 했다. 가게 이름은 파티시에 이나무라 쇼조였다.
야나카에서 가까운 우에노사쿠라기에 마치 장난감 가게같이 생긴 빨간 차양의 작은 가게가 있었다.
장난감 가게의 병정을 닮은 할아버지가 추운데 밖에 서서 손님이 올 때마다 가게 문을 열어주셨다.
비용절감 관점에서 보면 물음표가 남는 가게운영이다. 그러나 다른 부문에서 비용절감을 하고 있었는데 가게 내부에 좌석이 하나도 없고 오직 판매대만 있었다.
상점 바로 앞에 있는 벤치에서 포장해온 케이크를 추위에 떨며 먹을 수밖에 없었다. 나같은 관광객에겐 불편한 곳이지만 가져가서 편하게 먹을 곳이 있는 동네 주민에게는 최적의 케이크 가게이다.
눈이 쌓여서 녹지 않을만큼 추운 날씨였다. 한겨울인 1월이었으니까.
추위에 떨며 몽블랑 한 조각을 상자에서 조심스레 꺼내서 먹었다. 나를 포함한 이름 모를 뜨내기들과 함께 엉거주춤한 자세로 주섬주섬 케이크를 먹으니 묘한 동질감이 들었다.
사실 유명세만큼 케이크의 맛이 월등히 뛰어나진 않았다. 그러나 사람이 문을 열어주고, 벤치에 앉아서 케이크를 먹어야하는 독특함이 다른 가게와의 차별화가 되는 것 같았다. 게다가 가게 안으로 들어가면 마음껏 마실 수 있는 한 잔의 레몬에이드가 별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