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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티하이커 Jun 30. 2019

비 오는 아오야마의 대나무 카페

더 이상 사이다를 팔지 않는 카페 키츠네

<바리스타는 왜 그 카페에 갔을까> 중 카페 키츠네 추천메뉴

바리스타가 서울, 도쿄, 홍콩의 카페를 방문한 색다른 여행기 <바리스타는 왜 그 카페에 갔을까>를 읽으며, 이 책을 길잡이로 활용하여 도쿄 카페 여행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첫 목적지는 미나토구 미나미아오야마의 카페 키츠네였는데 첫 단추부터 제대로 잘못 끼우고 말았다.

카페 키츠네의 얼굴 여우 쿠키 / 2019년 6월, 도쿄

사실 책을 읽고 카페 키츠네에 가장 먼저 가보기로 결심했던 이유는 ‘여우 카페’라는 독특한 이미지와 키츠네 사이다라는 메뉴 때문이었다. 일반 사이다와는 어떻게 다른지 궁금했고, 더운 여름날에 제격일 것 같았다. 그러나 키츠네의 ‘여우’는 진열대에서 쿠키로 만날 수 있었지만, 사이다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카페 키츠네의 메뉴 / 2019년 6월, 도쿄

어쩐지 메뉴에 사이다란 단어가 안 보일 때부터 불길했다. 심지어 플랜 B이자, 저자가 추천하던 또 다른 메뉴였던 아이스 드립 커피도 팔지 않았다. 직원은 키츠네 사이다와 아이스 드립 커피를 묻는 나에게 ‘finished’라고 무성의하게 답했다.

파인애플 스쿼시 750엔 / 2019년 6월, 도쿄

어쩔 수 없이 플랜 C였던 파인애플 스쿼시를 주문했다. 로즈메리 스쿼시가 더 궁금하긴 했지만, 안전하게 익숙한 맛이 상상되는 파인애플 스쿼시를 골랐다. 가격은 750엔으로 좀 비싼 편이다. 요시노야 같은 곳에서 먹는 한 끼가 오히려 더 쌀 듯. 그러나 진부한 파인애플 음료수 맛이 아니라 다행이었다. 음료를 처음 마실 땐 파인애플 맛이 지배적인데, 끝 맛이 씁쓸한 게 자몽주스도 들어간 것 같다. 어쩐지 음료의 빛깔도 루비 레드색이었다. 가니쉬로 민트가 들어가서인지, 음료에 시원함과 청량함을 더했다.

진열대의 먹음직스러운 푸드 메뉴 등

계산대에는 각종 푸드 메뉴가, 벽면 선반에는 메종 키츠네의 굿즈가 진열되어 있었다. ‘카페 키츠네’라는 필기체의 브랜드명이 정말 이쁘다. 포장지까지 매력적인 초콜릿을 몇 개 구입했다.

카페 키츠네 볼펜 / 540엔

역시 필기체로 쓰인 카페 키츠네가 이쁘다는 이유로, 선반에 진열된 볼펜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마침 여행을 다닐 때 가지고 다니는 삼색 볼펜 중 검은색을 다 쓴 상태라, 필요에 의한 소비를 하는 거라고 스스로를 안심시키며 키츠네 볼펜까지 사버렸다.

Cafe Kitsune Tokyo / June 2019

이곳은 가게도 넓지 않고, 좌석도 불편하고, 와이파이는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고, 식음료는 비싼데도 불구하고 손님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다음에 이 동네에 올 일이 생기면 이번엔 마셔보지 못한 아이스커피를 마셔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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