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에노 공원 파크사이드 카페
도쿄를 여섯 번, 그중 다섯 번을 우에노 공원에 방문하면서도 공원 중앙에 있는 두 개의 대표적 카페 중 스타벅스에만 가보고 파크사이드 카페는 가보지 못했다.
맞은 편의 스타벅스는 아침 밤낮을 가리지 않고, 내부든 야외석이든 자리가 없는데 파크사이드 카페는 식사시간인 피크시간을 제외하면 좌석 여유가 있는 편이다. 식사 위주의 카페라 가격대가 더 높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한여름처럼 매우 더운 날이었기 때문에 실내에 앉겠다고 했다. 일본의 여느 카페나 식당답게 소지품을 보관하는 바구니가 테이블마다 하나씩 있었고, 깔끔하며 쾌적했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아까 문 앞의 메뉴판에서 큰 사진으로 이목을 끌었던 민트 스쿼시와 스페인풍 오믈렛을 주문했다.
민트 스쿼시는 모히토와 흡사해 보였다. 힘껏 빻아 넣은 민트에 레몬즙과 생레몬이 가득 들어갔다. 더운 여름철과 잘 어울리는 시원한 음료였다. 얼핏 보기엔 흡사 칵테일처럼 보인다. 그런데 가격 또한 칵테일 같은 기분이 든다. 세금을 포함했다고 해도 음료 하나에 만원 가까이하며, 무려 식사 대용으로 먹은 오믈렛보다 비쌌기 때문이다.
먼저 나온 음료를 마시고 있으니 곧이어 식사 대용으로 주문한 스페인풍 오믈렛이 나왔다. 원래 애피타이저에 해당하는 음식이라 그런가 음료보다 저렴하여, 상대적으로 엄청 싸게 먹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차게 먹는 메뉴’에 있을 때부터 의심을 했어야 하는데, 너무 차가운 나머지 오믈렛이 아닌 냉장고에 보관하다가 바로 식탁으로 나온 계란찜을 먹는 느낌이었다. 안타깝게도 회사에서 종종 점심으로 먹는 스페인 음식점의 스페인풍 오믈렛이 더 맛있었다.
그래도 이렇게 더운 날엔 더운 음식보다는 차가운 음식을 먹는 편이 나을 것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