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티하이커 Nov 09. 2020

비대칭

빌런의 얼굴

6월 26일 금요일


급식소가 있는 부뚜막에 좀처럼 보기 힘든 얼굴이 보였다. 젖소를 닮은 불한당​이 나무에 기대어 뒷발로 귀를 긁고 있었다.

불한당은 객관적으로 예쁜 외모는 아니었다. 황금비율까지는 어렵더라도 어느 정도 대칭 있는 얼굴이어야 하는데, 눈이 짝짝이였다. 비대칭이었다.

사진을 찍으러 가까이 다가가자 꼬리를 올리며 경계했다. 지금 생각하면, 경계의 표시가 아닌 영역 표시였을 수도 있겠다.

불한당의 사진을 SNS 계정에 올렸더니, 다들 이렇게 빌런처럼 생긴 고양이는 처음 본다고 했다. 디즈니 만화에 나오는 악당 고양이 같다고 했다. 이렇게 선입견을 가지면 미안하지만, 그의 얼굴이 조금이나마 대칭이었다면 애초에 이름도 ‘불한당’이 아니었을 것 같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