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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티하이커 Dec 09. 2020

한강을 걸으며

어느덧 10년

2016년 3월 26일 토요일


스무 살 때 D를 대학 오티에서 만나 친구가 되었고 금세 베프가 되었다. 내년이면 어느새 10년 지기가 된다.

D가 처음으로 우리 동네에 놀러 왔다. 머나먼 은평구에서 왔다. 광나루역에서 만나 한강호텔 옆길로 한강시민공원에 진입했다. 여기서 구리까지는 걸어서 한 시간이 조금 넘게 걸린다.

저녁에 만났기 때문에 걷다가 일몰을 볼 수 있겠거니 했는데 구름과 미세먼지 때문에 하늘은 노을을 보이지 않고 이내 깜깜해졌다. 해가 떨어지면서 날씨는 급격히 추워졌다.

걷는 건 좋았다. 카페나 식당에서 얘기하는 것보다 더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었다. 미래와 진로에 대한 서로의 고민을 나누었다. 우리는 둘 다 직장이 있지만, 그래도 진로 얘기를 했다. 요즘은 직장이 있더라도 철밥통이 아니니까. 게다가 직장은 있어도 직업은 없는 시대니까.

장자호수공원을 거쳐 집 근처 요리주점에서 저녁을 먹었다. 오늘이 일요일이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아직도 내일이 주말이라며 행복해했다. 오늘의 저녁노을은 슬프지 않지만 내일의 저녁노을은 슬플 거라고 얘기했다.

과연 그날이 올지 궁금해졌다. 월요병이 없는 날이 올 것인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의 나는 월요병 때문인지 잠이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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