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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멋진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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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티하이커 Dec 10. 2020

아파트 숲의 밤길을 걷다

화려한 꽃들의 밤

2016년 4월 21일 목요일


오래간만에 온 식구가 모여 평일 저녁에 외식을 했다. 종목은 버섯 샤브 칼국수였다. 식사를 하고 나오니 식당 앞의 화분이 무척 화사해 사진으로 남겼다.

선명한 원색의 꽃잎들이 아름답다.

배가 불러서 엄마와 함께 동네를 한 바퀴 산책했다.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은 선선한 날씨였다. 습하지 않은 지금의 날씨가 참 좋다.

비 온 뒤라 그런지 공기가 정말 신선했다. 숨을 깊게 들이 마시니 영혼까지 깨끗해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한밤중의 민들레

민들레 홀씨를 가득 품은 민들레들. 어둠 속에 피어있으니 신비해 보였다. 요정의 등불 같다고 해야 할까.

불타는 철쭉

아파트 단지 한가운데 운영되지 않는 분수대가 있는데, 분수는 유명무실하지만 조경은 잘 되어 있다. 형형색색의 철쭉이 피어있는데 붉은 철쭉은 그 선명한 모습이 붉은 장미를 머리에 꽂은 카르멘 같다.

벚꽃이 진 자리를 채워주는 토종 왕벚꽃

언뜻 보기엔 카네이션 같이 생겼다. 크고 탐스러운 꽃봉오리가 가득한 이 나무는 왕벚꽃으로, 제주와 전라남도가 고향인 토종 벚나무라고 한다. 이 왕벚나무들이 아파트 단지에 족히 열 다섯 그루는 넘어 보인다. 개화시기가 일반 벚나무보다 길기 때문에 아직도 지지 않고 만개해 있다.

아파트 단지에 많이 심어져 있어, 매일 아침 통근 버스를 타러 가는 길에 볼 수 있다는 게 나름 소소한 행복인 것 같다.

걸으면 걸을수록, 예전엔 발견하지 못했던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되고 그 속에서 작은 행복들을 하나씩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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