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 6일 수요일
잠깐 회사 얘기를 꺼내보려 한다. 우리 부장님은 정말 인기가 없다. 십 년 가까이 그를 모셨던 수많은 사람들이 혀를 내둘렀다. 함께 발령받았던 우리는 처음엔 그의 저평가에 약간 의아했다. 조금 특이하긴 하지만 저런 평가를 받을 만큼은 아닌 것 같은데? 그러나 반년 이상이 흐른 지금의 우리는 그분의 행동에 어찌할 줄을 모르겠다. 회의 사랑이 너무 지극하여 수시로 우리를 불러대기 때문에 마음 편히 일을 할 수 없다. 선배에게 말했다.
"선배님,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것에는 그 이유가 있어요."
선배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모든 사람이 별로라고 한다면, 여론이 최악이라면, 그건 저평가된 것이 아니다. '저평가'라는 건 단지 시기가 안 맞을 뿐이지, 조건만 들어맞으면 대박이 터진다는 건데, 이런 유형의 분들은 골수 꼰대라 변화의 가능성이 0에 가깝다.
시작은 사람에 대한 것이었지만, 사실 주식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었다.
<소음과 투자>의 저자는 "가치투자자들은 매수 시점에서 크게 실수한다"라고 말한다. 악재가 쏟아져 나오고 신저가를 갱신했을 때, '아, 이제 충분히 가격이 떨어졌으니 이제 바닥을 찍었을 거야.' 라며 매수하는 식이다. 가치투자는 '싼 가격'에 크게 집중하는 탓에, 떨어지는 칼날을 잡게 된다.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없다. 악재가 터질 때 올라타면, 반등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미끄러진다. 원래의 가격 수준으로 되돌아오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그러다가 제풀에 지쳐 본전에 임박하는 순간 팔아버리는 것이다.
내 생각엔, 전저점을 뚫고 하락하는 주식은 '모든 사람들이 내던지고 있는 주식'처럼 보인다. 모든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에는 그 이유가 있다. 아무리 그 기업의 펀더멘탈이 좋아도 시기가 좋지 않으면 일단 피해야 될 것 같다. 예를 들면 오늘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들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