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티하이커 Nov 12. 2017

한국 도입이 시급한 랍스터롤

뉴욕 어퍼이스트사이드

루크 랍스터 Luke’s Lobster



짭짤한 음식을 좋아해서, 뉴욕의 음식에 대해 기대를 많이 했는데 막상 먹어보면 그 명성에 비해 기대 이하인 경우가 많았다. 감자 튀김은 정말 맛있었지만 햄버거도, 스테이크도, 브런치도, 우리나라에서 먹는게 더 나았다. 그러다보니 나중에는 즐거운 경험을 위해 행복한 고민을 하기보다는, 허기를 채우기 위해 끼니를 때우고 있었다.


루크 랍스터, <뉴욕 홀리데이>

그러던 어느날, 가이드북에 소개된 랍스터롤이 내 마음에 들어왔다. 마침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구겐하임 미술관을 합해 여섯 시간에 가깝게 전시를 관람하는 바람에 몹시 배가 고팠다.


루크 랍스터, <뉴욕 홀리데이>

운동 삼아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루크 랍스터 어퍼 이스트사이드점까지 20분 정도 걸어갔다.



루크 랍스터 어퍼 이스트사이드점은 한적한 주택가에 자리잡고 있었다. 같은 주택가더라도, 바 고토 Bar Goto 를 찾아갈 때 지나쳤던 로어 이스트사이드보다 조용하고 안전해보였다. 미취학 아동이 있는 가정집들이 밀집되어 있는듯한 주택단지였다.



사람이 많아서 버거 조인트 먹으러 갔을 때처럼 줄을 서거나 자리가 없을까봐 걱정했는데, 네시라는 애매한 시간에 방문해서 그런지 손님은 두 팀밖에 없었다. 커플 한 팀과 노트북을 하는 남자 한 명이었다.



커플 중 한 명은 가이드북에서 소개한 테이스트 오브 메인 Taste of Maine 을 먹고 있었다. 랍스터롤, 쉬림프롤, 크랩롤을 모두 먹어볼 수 있다.

그러나 랍스터롤을 주문하기로 결심했다. 새우나 게살은 한국에서도 아무때나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랍스터롤을 시키니 통피클이 딸려나왔다. 주변을 둘러보니 모두 사이드와 음료를 시켜 같이 먹고 있길래, 사이드로 칩을 곁들이고 음료는 IPA를 주문했다.

칩은 식초맛이 너무 강해 결코 맛있다고는 할 수 없었고, IPA는 너무 써서 절반 이상 남겼다. 그러나 주메뉴인 랍스터롤이 매우 만족스러웠다.

가격은 정말 비싸다. 샌드위치 한 개에 17달러인 셈이니까. 거기에 사이드나 음료를 추가하면 우리 돈으로 25,000원 정도 나올 것이다.

그러나 입맛에 맞지 않는 음식이 가득하던 뉴욕에서 발견한 한 줄기 빛이었기 때문에 당시에 그 돈이 아깝지 않았다.



통통한 랍스터살이 풍성하게 들어있다. 가격이 17불인 이유는 랍스터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일 것이다. 랍스터의 식감이 따뜻하지 않고 차가운게 조금 아쉽긴 하지만, 짭조롬한 맛은 바다를 통째로 삼키는 듯했다.

그리고 이 음식의 백미는 랍스터보다는, 오히려 빵일지도 모르겠다. 의외로 염두하지 않았던 빵이 다크호스였다. 질 좋은 버터를 양껏 넣었는지, 정말 고소하고 겉은 바삭하며 안은 촉촉했다.

어찌나 맛있었던지, 뉴욕에 묵는 일주일동안 세 번이나 가서 랍스터롤을 먹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도쿄에는 이미 진출해 있었다. 쉐이크쉑도 도쿄를 거쳐 우리나라에 상륙했는데, 루크 랍스터가 우리나라에도 입점할 날을 기다려본다.






Kathie

먹고 마시는 것, 그리고 공간 그 자체에 대한 글을 씁니다. 감성에세이 <솔직하지 못해서>를 썼고, 여행에세이 <예술과 술의 도시, 뉴욕>, 술에세이 <바에서 쓰는 일기>를 연재중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