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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티하이커 Nov 21. 2017

웨스트빌의 하우스 칵테일

뉴욕 파이낸셜디스트릭트

The Grapefruit League



Westville Wallstreet

웨스트빌은 뉴욕의 슬로우 푸드 전문 브런치 카페로 첼시, 이스트 빌리지 등지에 지점이 여러군데 있다. 반갑게도 숙소가 있는 월스트리트에도 지점이 있어서 서너 번이나 방문했다.


아침에는 브런치를 팔지만 밤에도 칵테일과 안주를 파는 곳이다. 원래 데드 래빗을 가려고 했는데, 낮이 아닌 시간에 가니 만석이라 저녁 먹을 곳을 찾다가 웨스트빌에 가게 되었다.



테이블에 앉으려면 웨이팅이 있지만, 바에 앉을 경우 바로 앉을 수 있다. 브런치 카페이지만 칵테일이나 스피릿을 팔기 때문에 바텐더님도 한 분 있었다.


The Grapefruit League

보드카에 자몽 주스와 레몬 주스가 들어간 그레이프룻 리그를 주문했다. 보드카 베이스 칵테일을 좋아하는데다가 자몽도, 레몬도 좋아하기 때문에 (사실 시트러스한 칵테일을 좋아한다) 절대 실패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내 생각이 짧았다. 가장 마지막에 덧붙인 ‘salt rim’이라는 구절을 놓쳤다.

데낄라를 먹을 때처럼 입이 닿는 컵면에 소금이 잔뜩 붙어있었다. 그러나 꼭 컵에 붙어있는 소금을 먹지 않더라도, 칵테일 자체에서도 짠 맛이 느껴졌다. 그렇다고 ‘단짠’도 아니었다. 신맛과 짠맛이 만났으니, 뭐랄까 동치미 같았다. 실패였다. 다 마셔갈 때쯤은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지만.

그 후에도 두 번 정도 저녁에 웨스트빌을 방문했지만, 절대 칵테일만큼은 마시지 않았다.


Fries

안주로, 미국에서 절대 실패할리 없는 안전한 감자튀김을 주문했다. 미국답게 양은 정말 많았다. 그러나 센스는 부족했던지 케찹을 주지 않아 따로 요청했다.

케찹을 주더라도 종지는 주지 않기 때문에 케찹통을 들고 먹을 때마다 뿌려 먹을 수밖에 없었다.

사실 이날의 방문은 실망스러워서 웨스트빌의 기억이 아픔으로 남을 뻔했다. 그러나 웨스트빌은 몇일 뒤, 허기진 나를 구제해준 ‘선한 사마리인’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Kathie

식도락과 예술, 도시학에 관심이 많습니다. 먹고 마시는 것, 그리고 공간 그 자체에 대한 글을 씁니다. 감성에세이 <솔직하지 못해서>를 썼고, 여행에세이 <예술과 술의 도시, 뉴욕>, 술에세이 <바에서 쓰는 일기>, 기행소설 <태풍>을 연재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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