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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 Jun 13. 2016

#92,93 Weekend

사소한일상

요새 일기쓰는데에 소홀해지고 있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당장이라도 이 귀찮은 일을 때려치우고 싶지만... 뭐랄까 흔히들말하는 66일이 넘는 시간동안 일기를 써오니깐 아무리 쓸내용이 없고 피곤해도 일기를 안쓰고 침대에 누우면 뭔가 죄책감같은게 느껴진다. 흠.. 다시 생각해보니 죄책감은 아니고, 아깝다는 기분. 그래서 하루정도는 안쓰고 넘겨도 이틀은 손이 근질거려서 써야만한다. 확실히 안쓰는 것 보다는 쓰는게 훨씬 좋으니깐.


오늘은 오랜만에 날씨이야기를 해보려고한다. 날씨는 영국인들과 떼어놓으래야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다. 오죽하면 처음보는 영국인과 친해지려면 날씨이야기를 해라고 하겠는가. 아무튼 저번에 내가 영국의 여름은 순식간에 지나간다고 했던 이야기가 기억난다면 사과의 말을 하고 싶다. 왜냐면 지금 엄청 따뜻한 날씨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더 신기한건 비 조차 안오고 있다는 점이다. 영국의 기상청 통계로는 일년 365일 동안 168일간 비가 온다고한다. 그런데 지금 근 1주일가량 비가 안오니 앞으로가 무서워지는 중이다. 아니나 다를까 일기예보를 보니.... 다음주 내내 비소식이다. 진짜 비옷이라고 사야할지... 아무튼 비가오든 안오든 날씨가 따뜻한건 변하지 않는다. 분명 좋은거긴한데 딱 한가지 문제가 있다면 손과 발에서 멈출생각을 하지 않고 뿜어져나오는 땀이다. 진짜 이게 다한증인건지... 진짜 날씨가 더워서그런건지.... 일기를 쓰려고 키보드를 꺼내서 손을 얹히는 순간 부터 땀이 손바닥에서 나오는게 느껴지는걸 보아하니... 확실히 다한증인 것 같다. 어릴 때 부터 이래서 그냥 모든 사람들이 다 그런건줄 알았는데 좀 심한것 같긴하다.


언제까지 이런 따뜻한 날씨가 이어질지는 잘 모르겠지만 손에 땀만 좀 안나길...


그래서 오늘은 주말에 있었던 소소한 일들에대해서 간단히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첫 번째로는 새로운 플랏메이트다. 인도에서 온 사람인데 여기서 온라인 쇼핑몰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프로그래머인데 사이트관리부터 고객센터까지 약간 광범위한 부분에서 일하고 있었다. 고객센터가 포함되어있어서인지 밤새 근무를 해야한다고한다. 물론 교대로 하겠지만 역시 일은 어느하나 쉬운게 없었다. 처음 만난건 역시 주방이였는데 막 저녁준비를 끝내고 먹기 직전이였다. 이래저래 같이 식탁에 앉아서 이야기를 하는데 몇가지 특이한게 있었다. 뭐 인도인이다보니 소고기, 돼지고기는 당연히 안먹겠다만 이 친구는 아예 고기를 안먹는다고 한다. 채식주이자인가 싶었는데 대부분의 인도인들이 그렇다고하니 조금 의외였다. 그리고 저녁... 8시인가 10시이후에 저녁을 먹어야한다는 규율 같은 것도 있다고 한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이전이였는지 이후였는지 잘 기억은 안나지만... 뭐 밥먹는 시간조차 종교에 메여있다는게 전형적인 인도인 같았다. 아무튼 이야기가 끝날 무렵 식사가 끝났었는데, 갑자기 나보고 인도 차를 먹어봤냐고 묻더니 만들어줄테니깐 한번 먹어보라고 한다. 냄비를 꺼내서 우유를 붓고 차를 넣더닌 끓이기 시작하는데 뭔가 미심쩍었다. 밀크티인 것 같긴한데 인도전통이라는 글자가 붙으니 살짝 불안하긴 했다. 15분가량 흘렀을까, 내 앞에 놓여진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커피색 밀크티는 향기가 달콤했다. 마시는데 조금 달 수도있다고 말 할정도. 결론부터 말하자면 딱 내스타일이였다. 한국의 '데자와'가 떠올랐다. 다음에 나도 먼가 한국적인걸 한번 대접해야겠다.


두번째는 바로 창문이다... 내 방이 좁다보니 창문이 하나뿐인데 부끄럽지만 요새 더운 날시에도 이 창문을 못열고 있었다. 분명 창문에 열쇠는 꽂혀있고 이 방향, 저방향 돌려가며 문고리를 돌려봐도 도무지 문고리가 돌아가지 않는것이 아닌가... 그래서 처음에는 창문이 고장났나 싶어서 그냥 포기했었다. 왜냐면 그때 당시에는 날씨도 춥고 창문을 열어야 할 이유가 없었으니깐. 그런데 말했다시피 일기 쓰는데 땀이 차올라서 창문을 반드시 열어야했다. 처음에는 인터넷을 뒤져가며 조사했지만 도무지 나오지않았고, 한참을 전전긍긍하다가 부엌에있는 창문이 내 방 창문과 똑같은 형태란걸 알고 계속 이래저래 움직여가며 알아봤는데 '딸깍'하는 소리와함께 창문이 열렸다.... 이게 열쇠만 돌린다고 열리는게아니라 중앙에 열쇠홈을 버튼누르듯이 눌려야 열리는 형식이였다. 그 자리에서 그대로 속으로 환호성을 지르며 방으로 올라와 창문을 열고, 그 사이로 불어들어오는 상쾌한 공기에 한참동안 해방감을 느꼈다.


이렇게 사소한 사건들로 주말을 보내고 이제 내일을 위해 잠에들어야할 시간. 잠이 잘 올지는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자야겠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인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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