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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 Aug 30. 2016

Season2, Honey Skin?

이라는 말이 있나?

다들 한번쯤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아 나도 꿀 피부 가지고 싶다." 이미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제외하고 말이다. 남자가 피부이야기를 일기에 쓰자니 상당히 어색하고, 별로 아는 것도 없어서 쑥스럽다. 뭐 피부가 좋으면 젊어보이고 트러블에서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인생의 큰 고민중 한가지는 덜어두고 살 수 있으니 관심좀 가지면 어떤가. (매우 주관적인 생각) 아무래도 얼굴에 트러블 투성인 것 보다는 말끔한게 좋지않겠는가.


나는 원래 피부가 별로 좋지 않다. 피부가 산유국 처럼 기름을 펑펑 쏟아내는 금싸라기 땅이라 중학교 때부터 터져나오는 기름들에 고생을 많이 하고 있다. 게다가 어릴 때 피부에대한 별 생각도 없어서 막 굴려서 지금의 상태까지 와버렸다. 수술말고는 되돌릴 방법이 없을 것 같은 상태다. 머리에 피좀 차고 외모에 신경 쓰면서 피부에 관심을 쏟았던 적도 있긴했지만 그리 오래가진 못했다. 그러다가 영국에 오고 유럽친구들의 아주 매끈한 피부와 백옥같은 얼굴을 보니 꿀 피부에 대한 열망이 생겼다. 물론 절대 저렇게 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트러블은 안생기게 해야하지 않겠는가.


런던에 오고나서 피부가 정말 많이 뒤집어졌었다. 물과 공기가 달라진 탓이다. 나는 특히 이런 변화에 많이 미감한편이다. 한국에서도 지역만 달라져도 금방 얼굴에서 여드름이 불쑥불쑥 신고식을 하기 때문에 피부가 뒤집어지는건 어느정도 예상했던 바다. 다만 그 정도가 너무 심해서 문제였다. 그래도 항상 깨끗이 씻고 3달 정도 시간이 지나니 몸이 어느정도 익숙해졌는지 이전보다는 아니더라도 안정감이 찾아왔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런던을 떠나 다른 국가로 여행을 다녀오자 트러블이 다시 울긋불긋 두더지처럼 올라왔다. 그 때부터였다. 첫번 째 여행을 마치고 피부관리에 노력을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또 여행을 갔어야했는데 그 땐 완전 곰보가 되어버렸다.


돌아오자마자 거울을 보니 도저히 못봐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귀찮고 말고의 문제가아니라 인간적으로 최소한의 관리는 해야겠다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뒤부터 열심히 세안하고, 생전 알지도 못했던 수분크림이란 것에 대해서도 알아봤다. 문제는 화장품이란게 파면 팔 수록 그 깊이가 너무 심오한 세계였다. 데이크림, 나이트크림, 아이크림, 수분크림... 토너는 또 뭔지... 게다가 안에 든 성분에 따라서 같은 데이크림이라도 효과가 다르고 피부에 따라서 맞고 안맞고도 나뉘고... 무슨...


정보를 찾다가 든 생각은 여성들에 대한 경외감이였다. 가끔 여자들이 화장품이 맞고 안맞고로 몇시간을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참 한심하다라는 생각을 한적이 있었다. (남자들이 게임이야기로 열띤 토론을 쳐다보는 여자들의 심정과 같다.) 하지만 이제는 그 생각을 버렸다. 여자들이 지금 바르고 있는 화장품들은 자신이 살아온 인생동안 수없이 자신의 얼굴을 실험대로 삼아 찾아낸 그들이 맞춤형 이였던 것이다. 시도하고 얼굴이 뒤집히고, 비싼 돈주고 성능을 테스트하고, 오랜시간을 투자하여 맞는지, 효과가 어떤지 알아내고 실패하면 다시 시간과 돈을 투자하여 발굴해내고...


뭐 모두가 이렇게 하는건 아니겠지만 분명 최소한의 노력은 했기에 지금의 여성들이 있는게 아닐까. 남자들이 게임 조합법이나 공략을 외우고, 몇번을 죽어가며 게임을 공략할 동안 말이다.


아무튼 다행히도 남자들은 여자보다 피부가 덜 민감해서 화장품 종류를 굳이 가릴 필요가 없다고 한다. 물론 진짜 안맞아서 얼굴이 붓고 아리는 경우가 있다고는 하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이제껏 막굴려온 나의 피부의 견고함을 믿었다.


솔직히 말하면 수분크림이고 뭐고 살 생각이 없었다. 알아보기는 했지만 막상 사려고하니 부담도 됬고 꼭 그렇게까지 해야할까 싶었다. 하지만 내가 파리를 갔었을 때 기념품이라고 사온 물건중에 수분크림이 있었다. 바로 달팡? 수분크림이였다. 파리에 있는 몽쥬약국에서 싸게 파는 수분크림인데 한국인관광객들 사이에서 엄청 유명한 제품이였다. 어느정도였냐면.. 몽쥬약국에 갔을 때, 약국안에 온통 한국인들 뿐이였고 달팡제품이 있는 곳에선 한국인 직원이 관광객들에게 설명을 해주고 있을 정도였다. 이제껏 여행을 다니면서, 런던에 지내면서 한국인을 본격적으로 주고객층으로 잡은 곳은 몽쥬약국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였다. 아무튼 나도 거기에 휩쓸려 수분크림과 나이트크림을 샀다. 원래는 동생과 어머니께 드릴 예정이였는데 마음을 바꿨다. 알아보니 두 제품 전부 2-30대를 위한 것이고 어머니께는 안맞겠다 싶었다. 그리고 동생은... 지금 내가 급한데 동생 신경 쓸 겨를이 어딨는가.


그래서 수분크림과 나이트크림은 준비되었고. 이래저래 또 알아보다가 런던에서 '러쉬'제품이 엄청 싸다는 정보를 듣게되었다. 거의 반값이였다. 러쉬는 내가 잘 알고있는 유일한 화장품 브랜드다. 예전에 한창 대외활동에 푹 빠져있을 때, 러쉬 홍보대사를 한적이 있었다. 그러면서 브랜드에대해서 공부도 많이 했고 제품도 얻어서 써봤다. 한가지 확실한건 효과가 엄청 좋았다는 점. 게다가 브랜드 자체가 인공적인게 아니라 자연추출물만 쓰고, 동물 실험을 앞장서서 반대하는 매우 건실한 기업이라 더욱 믿음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가격도 싸고, 신뢰도도 높고, 게다가 무려 내가 아는 브랜드다. 그래서 바로 매장으로 찾아가서 예전에 썻던 마스크팩을 찾았다. 화장품사러 직접 가본적은 이번이 처음이였는데 직원들이 정말 살갑게 설명해주고 손을 붙잡고 이리저리 다니면서 소개도 해주었다. 덕분에 여러 제품도 시도해보고 물어본 끝에 아주 만족스럽게 구입했다.

모든준비가 끝나고 피부관리를 시작했다. 아침에는 씻고, 스킨, 로션, 수분크림, 그리고 썬크림(사실 썬크림은 잘안바름..) 자기 전에는 스킨 로션 나이트크림. 뭐 크림 추가 된거 말고는 딱히 달라진 것도 없지만 이렇게 주기적으로 해주는 것만으로도 지금 피부가 많이 괜찮아졌다. 게다가 주에 2번 마스크팩도하니 피부가 아주 맨들맨들하다. 물론 이제껏 만들어왔던 흉들은 지워질 생각을 안하고 있지만 더 안생기는게 어디인가.


열심히 꾸준히 관리해서 깨끗한 상태로 한국에 돌아가야지.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인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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