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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 Apr 19. 2016

#38 What's the different? No.1

한국이랑 너무 달라...

오늘 아침, 영국에 오고 여러 사람들이랑 살면서 한번씩은 겪을 화장실 사용시간이 겹치는 순간이 찾아왔다. 기숙사에 있을 때에는 한명은 엄청 일찍 일어나서 준비하고 한명은 정말 늦게 씻거나 아예 학원을 땡땡이 치는 경우가 많아서 욕실사용시간이 겹칠일 없이 평화로운 아침을 보냈었다. 새집에 처음 왔을 때 이 부분이 조금 마음이 걸렸는데 다행히 대부분 나보다 일찍일어나서 나가거나 오후에 일이있는 사람들은 그냥 늦게 움직이기 때문에 내가 준비할 시간에는 욕실이 대부분 비어있었다. 그러던 도중.. 오늘 어제 피곤해서 오늘 10분? 20분 정도 늦게 일어났는데 아직 욕실에 사람이 있었다. 곧 나오겠지라고 생각하며 침대에서 뒹굴고 있는데 이 양반이 도무지 나올 생각을 안한다. 5분, 10분, 20분이 지나고 나서야 문밖으로 욕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수건을 들고 문밖을 뛰쳐나가며 '아.. 나갈 준비라도 조금 해놓을 껄... '이라는 단말마와 함께 욕실로 직행했다. 다행히 내가 작정하고 씻으면 정말 엄청 빠르게 씻는 편이라 아슬아슬하게 시간을 맞추었다. 학원 수업시작하는 동시에 도착했으니.. 정말 땀이나도록 뛰었다.


쓸데없이 욕실이야기를 거창하게 시작한 이유는 오늘은 영국의 주거 생활에 대해서 소개라기보단 내가 보고 느낀 것을 말해보고자 한다.


먼저 다들 알고있겠지만 영국은 아니 대부분의 서양권 국가에서는 집에서 신발을 신고 돌아다닌다. 솔직히 이부분이 정말 충격이였다. 알고있음에도 익숙해지지 않는 그런 불편함.. 화장실에서도, 방에서도, 주방에서도 그 어느곳에서도 신발을 신어야한다. 그것 때문에 불편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 일단 신발을 방안에 보관해야한다. 사람인 이상 발냄새가 나는 법이고 그걸 방안에 두니 꿉꿉한 냄새가 나서 환기도 해줘야하고 신발 냄새도 신경써야한다. 그리고 위생적으로도 별로다. 밖의 먼지가 다 뭍어있는 신발을 집안에서 신고 돌아다니니 이게 집인지 밖인지 알 수 가 없다. 그렇다고 매일매일 먼지를 털면서 청소를하자니 너무 귀찮았다. 비라도 오는 날이면 문앞에 그래도 예의상 있는 발판에 한참을 털고 들어와야지 방안에 신발자국을 안남긴다. 결국 적응을 해야한다는 말인데.. 왜 서양권 사람들이 탈취제에 그렇게 민감한지 알겠다. 여담인데 이곳 사람들은 탈취제에 엄청 민감하다. 방향제라고 해야하나 몸에 반드시 뿌려야한다고 생각하고있다. 그리고 안뿌리면 정말 티가 많이난다. 온몸에서 풍기는 그.. 오줌냄새 같은건 정말 고역이다. 한국이 얼마나 깨끗한 동네였는지 뼈저리게 깨닫는 중이다.


신발이 가져오는 또다른 불편함은 욕실에서 오는데 아시다시피 신발을 계속 신고 다녀야하다보니 바닥이 더럽다. 그래서 항상 신고다녀야하는데 샤워를하고 나오면 젖은 몸으로 신발을 신어야한다. 물론 슬리퍼긴하지만 젖은 발로 슬리퍼를 신고 흠뻑젖은 슬리퍼를 질질 끌고 방으로 들어와 드라이기로 매번 말리는데... 진짜 너무 귀찮고 드라이기로 슬리퍼를 말릴 때마다 진짜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다.


다시 욕실이야기로 넘어오자면 영국의 욕실의 형태는 두가지다. 뭐 변기가 있고 없고는 둘째치고 욕조가 있느냐 샤워부스가 있느냐로 나뉘는데 기숙사에 있었을 때에는 욕조였고 지금은 샤워부스가 있다. 둘 사이의 차이점은 다 아실테고 문제는 욕실에서 절대 물이 욕실바닥으로 흘러넘치면 안됀다에 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욕조에 설치된 커튼은 물론 가리는 용도도 있지만 주 용도는 물이 안튀게 하는 것이였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리고 그 커튼 끝자락을 욕조 밖으로 치는게 아니라 욕조안으로 넣어서 물이 새어나가는 것을 막는 것이였다. 그래서 커튼 끝을 보면 물 때문인지 색이 누렇게 바래있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반만 샤워부스는 유리벽으로 완벅히 밀봉되어 있어서 그런 걱정 할 필요가 없고 미관상으로 깔끔해보여서 좋긴하다.

그리고 세면대인데... 진짜 무슨생각으로 그런 식으로 만들어 놨는지는 모르겠는데 따뜻한 물과 찬물이 나오는 꼭지가 따로있다. 그말인 즉슨 온도조절이 불가능하다. 따뜻하게 씻으려고하면 물을 받아야하는데 대부분의 Flat은 마개가 없다. 물을 받아서 따뜻한 물을 만들지도 못한다. 그래서 결국 아직 날씨가 쌀쌀함에도 얼음같은 차가운 물로 세수를한다. 근데 진짜 정말 옛날에 얼음골에서 냉기가 풀풀 흘러나오는 수준의 차가움이라 버티지 못했다. 결국 양쪽 모두 틀고 찬물을 손에 모았다가 바로 뜨거운 물로 옮겨 따뜻하게 만든 뒤에 세안을 하는 노가다로 해결했다.


그리고 샤워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여기 사람들은 목욕용품에 대부분 향기가 나지 않는다. 물론 비누향은 나겠지만 우리나라처럼 각양각색의 향기로운 향이 나지 않는다. 향이나면 비싸서 그런건지는 모르겠는데 무색무취다. 가끔 사람들이랑 얘기하다보면 탈취제가 없으면 향기나는 바디워시를 쓰면 된다고하는걸 보니 더 확실했다. 영국에 왔을 때 주변에서 냄새에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개인적으로 조금 심각하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살다보니 왜 이지경까지 왔는지 이해가 간다. 그리고 한가지 더 문제인건 여자들이다. 냄새가 난다는 말이아니라 아무래도 여성이다보니 향수나 탈취제나 여러모로 향에 신경을 쓰는게 보이는데 유행인지 뭔지는 모르겠는데 모든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나는 특유의 향기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여자들이라도 각자의 색과 향기를 뽐낸다고 이런저런 다양한 종류의 향수로 코를 즐겁게한다면 여기는 그냥 '다 필요없고 하나로 간다'라는 느낌이다. 그리고 탈취제에대한 이야기를 듣고나서는 냄새가 향수가 아니라 그냥 유명한 탈취제인 것 같았다. 뭐 향수면 어떻고 탈취제면 어떻냐 싶겠지만... 냄새가 진짜 별로다. 뭐랄까.. 담배피고 냄새를 한번 숨겨보겠다고 방향제를 뒤덮었을 때 나는 그런 역겨움과 숱불에 한참을 고기를 구워먹고 냄새 없애겠다고 탈취제를 뿌렸을 때의 느낌이랄까.. 예전에 기숙사 이야기를 하면서 온 집에 기름 냄새로 찌들어있다고 말한적이 있었는데 서양 식문화 때문에 기름냄새가 몸에 베이고, 향기없는 샴푸, 비누, 바디워셔에 억지로 숨기겠다고 별로 향기롭지도 않은 방향제. 이 모든게 쌓이고 쌓여서 지금의 런던의 냄새가 완성되었다고 생각한다.

한국 지하철이 그립다..

어쩌다보니 한껏 부정적인 이야기만 써내려갔는데 어쩌겠는가.. 사실인걸. 그런데 웃긴건 정작 길거리는 엄청 깨끗하다. 곳곳에 쓰레기통이 설치되어있고 사람들도 정말 양심적이다. 벌금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누구도 담배꽁초를 바닥에 버리지 않는다. 시민의식은 진짜 선진국 다웠다. 솔직히 말해서 선진국이라고 다 좋기만 하겠는가. 비교하면 허점인 곳도 많고 다른 후진국보다도 안좋은 점이 있기 마련이다. 10개월 동안 사는데 런던이 좋기만 하다고 한다면 그거야말로 거짓말이다. 이 모든게 진정으로 받아들여지고 즐기게된다면 아마 그때가 정말 런던에 익숙해진게 아닐까.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인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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