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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전재복 Aug 28. 2023

*시발(詩勃)

   詩가 있는 풍경(103)

*詩勃(시발: 글귀 시, 노할 발)

                                          전재복

           


모국어 말씀을 배울 때

고운 혼을 담아 가려 놓으라

어버이와 스승께 배웠으나

오늘은 회초리 꺾어 드리고

시원하게 욕 한 마디 하련다

시발!

총칼을 드는 법은 배운 적 없으나

오늘은 잘 벼린 화살촉인 양

내 붉은 혀를 팽팽한 활시위에 건다

시발!


오염수가 안전하다고

수치를 들이대지 말라

당장 피 토하고 죽지 않으니

안심하란 말인가

서서히 죽는 줄 모르게

죽여줄 테니

걱정 말란 말인가


시발!

대대손손 죄 없는 우리 새끼들

독이 쌓여 죽어갈 텐데


총칼로 우리 강산 피로 물들이고

명경 같은 조선의 혼을 짓밟던

몹쓸 놈의 악령이 되살아났구나


시발!

노여운 말씀으로

시방은 내 입을 더럽히지만

죽어도 그냥은 죽지 않으리니

기억하라 우리가 대한국민이다

시발!!


*****************************************


후쿠시마 오염수가 과학적으로 안전하다고, 태평양을 한 바퀴 돌아 우리 바다로 돌아올 때쯤은 바닷물에 녹아있는 방사능수치가 극히 미미하니, 걱정 안 해도 된다는 그 말이 하나도 미덥지가 않다.


칠십몇 년을 살았으니 그까짓 것 죽는 것쯤 무섭지도 않지만, 그러나 우리 후손들은 표도 안 나게 병들고 고통스럽게 죽어갈지도 모르지 않는가?


왜 하필 또 그놈들인가? 인면수심 지은 죄도 모르니 반성할 줄도 모르는 참 지랄 같은 이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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