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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전재복 Nov 06. 2023

*詩로 마음을 두드리다

은성이랑 할머니랑(111)

*은성이랑 할머니랑


결이 비슷한 사람들과 가을바람을 타고 바쁘게 즐기며 넘어온 10월이었다면, 11월은 우리 은성이 일곱 살 인생의 행복한 발자국을 만들며 열어젖혔다.


11월 4일 오후 2시부터 장미공연장에서 전라북도와 군산시가 지원하고 한국시낭송군산예술원(채영숙대표)에서 주관한 가족시낭송대회가 있었다.

할머니와 손주, 부모와 자녀, 어린 친구들이 손잡고 나와서 잔뜩 상기된 모습으로 시를 소리내어 읽고, 외워서 낭송하고 노래하는 모습은 너무나 훈훈했다.

시를 통해 세대 간의 벽을 허물고 소통하는 이 조합이야말로 시낭송의 기교를 뛰어넘어 빛나고 흐뭇하고 아름다운 무대였다.


스무 팀(45명)이 참가한 이 대회에 우열을 가리는 일은 무의미한 일이라고 심사를 맡아주신 고순복교수는 말했다. 전국의 수많은 시낭송대회를 다녀봤지만 이렇게 세대를 아우르며 소통하는 시낭송 대회는 처음 본다며 새로운 시도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은성이랑 할머니랑' 팀이름으로 참가한 우리는 나태주 님의 '풀꽃'을 외워서 낭송했고, 동요 '참 좋은 말'을 같이 노래했다.

우리가 동요를 부를 때는 객석에서 노래에 맞춰 손뼉을 치며 함께 호응해 주었다.

대회라기보다는 한가족 축제마당 같은 이 무대는 일곱 살부터 중학생까지, 젊은 아빠 엄마부터 칠팔십 대의 할머니까지 함께 어울려 즐기고 소통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두 시간 여의 대회가 끝나고 우리는 서둘러 다른 행사장으로 이동했다.

5시부터 JB문화공간에서 또 다른 행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국문인협회군산지부(지부장 문 영)에서 주관하고 군산시가 주최한 <詩를 노래하다 : 시간의 노래, 무한의 詩>

열 명의 지역작가가 쓴 詩가 노래로 만들어지고 성악가 두 분이 노래했다.

내 시노래는 전에 발표되었던 <민들레>가 바리톤의 목소리에 얹혀 불리워졌다.



초등1학년 우리 은성이는 종일 할머니와 같이 이동하고 움직여야 해서 무척 피곤하고 흥분되고 힘든 하루였을 것이다.

그러나 많은 박수와 응원 속에서 처음 무대에 선 우리 은성이에게 오늘 하루는 잊을 수 없는 값진 추억으로 기록될 것이다.

시와 만나는 오늘의 이 경험이 은성이를 비롯한 이 행사에 참여한 모든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세상을 향해 내딛는 순한 마음의 자양분이 되어주기를 가만히 두 손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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