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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전재복 Nov 12. 2023

*작은 물방울이 모여 바다를 이루듯이

세미책 인산작가의 북콘서트(113)

* 작은 물방울이 모여 바다를 이루듯이

<세미책 인산작가의 북콘서트>




기온이 뚝 떨어졌다. 불과 며칠 새에 이렇게 달라지다니!

우리 집 뜰에 있는 나무들은 아직 초록이 더 많고, 낙엽이 지기는 했지만 예쁜 단풍도 채 들지 못했는데, 곱게 단장도 못한 저 잎새들 어떡하라고 갑자기 기온이 곤두박질치는지...


10월, 11월은 주말마다 행사가 풍년이다. 그것도 두세 개가 겹칠 때도 있어서 미안한 마음이 남게 된다. 어제도 그랬다. 그렇지만 어쩌겠는가? 마음 둘 곳은 여럿이나 몸은 하나뿐인 것을!



추울 테니 따뜻하게 입고 오라는 총무님 당부대로 겹겹이 껴입고 두르고 걸치고 나섰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자니 직통으로 닿을 수가 없고 환승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길을 막았다.

그렇다고 지독한 길치인 내가 직접 차를 몰고 나서기도 겁이 났다.


늦도록 참가자 명단에 이름을 못 올리고 머뭇거리던 내 마음을 읽었나 보다. 늦게서야 가겠다고 명단을 올리고 나서 어떻게 갈 것인지 걱정하고 있는데, 광주에 사는 부형아우님이 군산으로 와서 픽업하겠다고 문자를 보내왔다.

이렇게 고맙고 반가울 수가!


그리하여 홀가분한 마음으로 뜻깊은 만남을 기다렸다.

그리고 전날엔 꽃천사님을 찾아가서 꽃을 골랐다.

올해 봄부터 가을까지 '연인'지를 통해 등단한 인산편지가족 신인작가들과 인산작가님께 드릴 선물을 준비했다.

꽃으로 선물을 주고받는 것을 좋아하지만, 꽃다발은 너무 쉽게 시들어서 꽃들에게 미안한 맘이 들었다. 그래서 예쁜 소국을 담은 조그만 화분세트로 선물을 준비했다.

작지만 글 쓰는 책상 위에 두고 향기로운 글을 쓰셨으면 하는 바람을 꼭꼭 채워 담았다.


그리고 토요일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월명체육관으로 나가서 듬직하고 멋진 아우님을 기다렸다.

광주에서 7시 30분쯤에 출발한다는 문자를 보냈으니, 그는 얼마나 일찍부터 서둘렀을까? 고맙고 또 고마웠다.

9시 20분에 목적지를 향해 출바알 ~!  

그리하여 가을의 어느 멋진 날에 편안하고 즐겁게 멋진 데이트를 하는 호사를 누렸다.


양촌! 마을 이름도 따뜻한 볕이 드는 곳!  참 잘 골라 터 잡은 인산문학관, 그곳이 제대로 주인을 만났으니, 이제 더욱 번창하고 빛날 일만 남았다.


서울 부산 대구 광주 청주 군산 계룡 대전 수원  등 각지에서 인연따라 모인 사람이 60여 명이나 된다고 했다.

페북에서 이름으로 글로 한가족이 되기는 했으나, 직접 얼굴을 보기는 몇 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금방 친구임을 가슴으로 느꼈다.



바깥에서 진행되는 행사라서 준비해 준 손난로로 시린 손을 녹이기는 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많이 추웠다. 그렇지만 각자가 품고 있는 마음의 난로가 풀가동되어서 분위기는 충분히 뜨거웠다.



<삶이 묻고 문학이 답하다 / 인산 김인수>

인산편지 작가이신 김인수장군님의 친필싸인을 담은 책 두 권을 샀다.

살아가느라 동분서주 늘 바쁜 아들에게 한 권은 줄 것이다.

세계명작 40권을 작가가 읽고 공감하며 녹여쓴 이 책을 읽으며, 바삐 사느라 채우지 못한 정신의 허기를 다소나마 채워주기 바란다.


인산문학관의 발전을 빌며, 인산님의 웅대한 꿈이 더 높이 더 멀리 뻗어나가기를 기원한다.

작은 물방울이 모여 큰 바다를 이루듯이 세미책(세상의 미래를 바꿀 책 읽기)의 선한 영향력은 거침없이 큰 물결을 이루리라.


2023년 계간 '연인'지를 통해 봄부터 가을까지 신인작가로 등단한 인산가족 여섯 분에게, 다시 한번 큰 박수로 축하드리며 건필하시기를 빈다.



2부 순서를 시작하면서 오늘 북콘서트를 주관하신 인산 김인수장군(작가)님이 예고 없이 내 이름을 부르며 시낭송을 부탁하셨다.  

인산편지가족 중에 제일 어른이신 큰 누님이라고 부르시니 피해 갈 수도 없었다.


옷차림이 무대에 오르는 예의를 못 갖추었으나, 겹겹이 껴입고 걸친 옷을 벗을 수는 없었다. 위에 걸쳤던 두툼한 숄만 벗어놓고 나갔다.

한기가 느껴지는 바깥에서 오랜 시간 앉아 있었더니, 머리가 슬슬 아프고 반갑잖은 감기가 노크를 하는 듯했다.


혹시 몰라서 오늘 아침에 얼마 전에 낭송했던 시를 한 번 열어보기 잘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두어 번 더 집중해서 읽어볼 것을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대와 내가 하나 되어 '우리'라고 이름 부를 수 있었던 그날이 오늘이었다.



*그대에게 가고 싶다

                                    안도현



해 뜨는 아침에는

나도 맑은 사람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보고 싶은 마음 때문에

밤새 퍼부어대던 눈발이 그치고

오늘은 하늘도 맨 처음인 듯

열리는 날

나도 금방 헹구어 낸 햇살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창가에 오랜만에 볕이 들거든

긴 밤 어둠 속에서 캄캄하게 띄워 보낸

내 그리움으로 여겨다오


사랑에 빠진 사람보다 더 행복한 사람은 

그리움 하나로 무장무장

가슴이 타는 사람 아니냐


진정 내가 그대를 생각하는 만큼  

새날이 밝아 오고

진정 내가 그대 가까이 다가가는 만큼

이 세상이 아름다워질 수 있다면

그리하여 마침내 그대와 내가 하나 되어 우리라고 이름 부를 수 있는

그날이 온다면

봄이 올 때까지는 저 들에 쌓인 눈이

우리를 덮어 줄 따뜻한 이불이라는 것도

나는 잊지 않으리


사랑이란

또 다른 길을 찾아 두리번거리지 않고

그리고 혼자서는 가지 않는 것

지치고 상처 입고 구멍 난 삶을 데리고

그대에게 가고 싶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야 할 신천지

우리가 더불어 세워야 할 나라

사시사철 푸른 풀밭으로 불러다오

나도 한 마리 튼튼하고 착한 양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

#세미책 (세상의 미래를 바꾸는 책 읽기)

#인산 김인수(예비역장군, 작가)

#삶이 묻고 문학이 답하다/김인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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