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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전재복 Dec 21. 2023

*12월의 기도

한시예 : 詩, 소리로 그리다(120)

詩, 소리로 그리다


한시예(한국시낭송예술원: 회장 채영숙 ) 회원들의 송년자축행사가 엊그제 화요일 오후 3시부터 JB문화공간에서 있었다.

군산지역에서 활동하는 시낭송가 30여 명이 의기투합하여 출범한 지 이제 겨우 1년이 되었지만, 알차게 여물어온 한 해를 돌아보며 서로를 격려하고 축하하며 지인들과 함께 즐기는 자리였다.


여는 소리로 두둥둥둥~~젬배연주가 축제의 막을 열었다. 년을 돌아보며 알차게 걸어온 발자취를 소개하고 자랑도 했다.


평면적인 詩에 목소리와 배경음악으로 색깔을 덧입히고 입체화시키는 작업, 그것이 바로 시낭송이라고 생각한다.


회원들은 한시예라는 단체의 이름으로 지역에서 주관하는 여러 행사에 참여는 물론, 전국규모의 시극 퍼포먼스 논개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하는 등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개인적으로도 전국대회에서 대상, 최우수상, 금상을 수차례 쓸어오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경로당이나 장애우시설 등을 찾아가 마음을 어루만지는 봉사활동에도 앞장을 섰다.

흥과 끼와 재능을 겸비한 회원들은 서로를 배려하고 나누고 베푸는 일에도 몸을 사리지 않는다.


이날 행사에서는 각자 좋아하는 시 한 편씩을 낭송하고, 송년을 자축하며 새로 맞을 2024년의 힘찬 도약을 약속했다.

돌아오는 청룡의 해에 우리는 더 높게 비상할 것이다. 꾸준히 좋은 시를 찾아 낭송하고 보급하며, 세상을 아름답게 채워나갈 것이다.  


나는 한 해를 마무리하며 반성문을 쓰듯이 목필균 님의 '12월의 기도'를 낭송했다.



*12월의 기도 / 목필균


마지막 달력을 벽에 겁니다


얼굴에 잔주름 늘어나고

흰 머리카락이 더 많이 섞이고

마음도 많이 낡아져 가며

무사히 여기까지 걸어왔습니다


한 치 앞도 모른다는 세상살이

일 초의 건너뜀도 용서치 않고

또박또박 품고 온 발자국의 무게

여기다 풀어놓습니다


제얼굴에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는

지천명으로 가는 마지막 한 달은 숨이 찹니다


겨울바람 앞에도 붉은 입술 감추지 못하는 장미처럼

질기게도 허욕을 쫓는 어리석은 나를

묵묵히 지켜보아주는 굵은 나무들에게

올해 마지막 반성문을 써봅니다


추종하는 신은 누구라고 이름 짓지 않아도

어둠 타고 오는 아득한 별빛같이

날마다 몸을 바꾸는 달빛같이

때가 되면 이별할 줄 아는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의 기도로

12월을 벽에 겁니다


https://youtu.be/jg9MtdWMbUw?si=PzBdR48794j83S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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