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105주년째 되는 삼일절이다. 어제 내리던 비는 그쳤으나 바깥 기온은 몹시 차고 바람까지 세차다.
삼월이 열리는 첫날, 밝아오는 하늘을 우러르며 우리는 105년 전, 태극기 하나로 일제의 총칼에 맞서던 그날의 함성을 되새기고, 나라의 주권을 되찾기 위해 피 흘리며 죽어간 선열의 애국정신을 뜨겁게 느껴볼 것이다.
아침 일찍 대문 앞에 태극기를 내걸고 7시 20분 기념행사가 있는 곳으로 출발했다.
삼일절 기념식에서 우리 팀(한국시낭송문화예술원)은 시낭송과 시극을 공연하기로 되어있다.
시간이 좀 이르기는 했지만 작년 예를 보면, 오늘도 많은 사람이 운집할 것이니 주차걱정 때문에 서둘러 나섰다.
작년에는 구암동산 아래 시가지에서 교통을 통제하면서 행진과 기념행사를 했는데, 올해는 백주년 기념공원 안에 있는 넓은 광장에 번듯한 무대도 마련해서 안전하기도 했고 행사의 품격이 훨씬 높아진 듯하다.
새삼 오늘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으나 내가 누리는 남루하지 않을 만큼의 여유가 너무 고맙고 귀하게 다가온다.
일본 놈들이 군산항을 통해 질좋은 김제 만경, 호남평야에서 생산된 쌀을 몽땅 일본으로 수탈해 간 치욕의 역사만 알았지, 한강 이남에서 가장 먼저 독립만세가 울려 퍼진 곳이 군산이라는 사실은 최근에사 알다니 정말 부끄러웠다.
28회 이상 일제의 탄압에 맞서는 거사를 도모했고, 참여인원이 3만 7천여 명이나 되었다는데, 외부에 크게 알려지지 못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일제의 극심한 탄압과 연이은 실패로 만세운동을 주동했던 사람들이 변변한 기록조차 남기지 못하고 죽거나 기억을 놓치기도 했고, 근근이 살아남은 가족이나 친지들의 증언과 부실한 기록물을 챙겨 역사를 찾아가다 보니 그리되지 않았나 싶다.
군산의 독립만세운동은 3.1 만세가 아니라 3.5 만세운동이라고 한다.
영명학교와 멜볼딘학교 교사와 학생들, 구암교회성도들을 중심으로애초에 계획했던 3월 6일보다 하루 앞당겨(사전에 탄로나서) 3월 5일 독립만세를 외치며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고 한다.
사지가 찢기고 피가 튀고 정신을 잃을 만큼 모진 고문과 옥고를 겪으면서도 28회에 걸쳐 3만 7천여 명의 민중이 만세운동에 참여했다고 하니, 우리 지역 군산의 자주독립을 염원하는 애국정신에 뜨거운 감동이 북받쳐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