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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전재복 Dec 10. 2022

*외줄타기 같은 시집살이

     - 쓰담쓰담 나를 응원해 (16)

(혼자서 끌고 온 짐수레)


다행히 친정에서 가까운 학교에 근무하고 있어서 만삭의 배를 떠안고 씩씩하게 근무를 했다.

직원이 약 50명 정도  되는 학교였는데,  막내가 그렇게 나이배기인줄 몰랐다며 선배님들의 축하와 놀림을 받았는데, 그 학교에서 결혼하고 축복 속에 78년 10월2일 첫 아이까지 출산을 했다.


아들을 낳고 이듬해 봄 남편도 육지학교로 나오게 되었다.


친정어머니의 도움에 의존하고 있던 나는 시댁으로 들어갈 일이 많이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차마 따로 살자는 말은 꺼내지를 못했다.

입 밖으로 내지는 못했지만, 남편은 여러가지 정황을 보고 총대를 맨것 같았다.

맘에 안 차는 혼수에서 부터 눈 밖에 났던 며느리는, 월급봉투를 들여놓기는 커녕, 상당한 돈 줄인 아들마저 꿰어차고 따로 나가 살겠다니, 미운 털이 제대로 박히고 말았다.


아기를 맡길 곳이 없으니 친정 가까이에 방을 얻어 살림을 시작하는데, 남편 짐을 옮기는 날, 남편은 리어카에 자기가 쓰던 물건을 싣고 혼자서 왔다. 집에 있는 동생들조차도 따라오지 않은 걸로 미루어 시댁 분위기가 어땠을지 짐작하고도 남았다.


아슬아슬 외줄타기의 시집살이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솥단지만 따로 걸었지 마음은 늘 그쪽으로 기울어져 한시도 편하지가 않았다.

주말마다 아기를 데리고 시댁에 가서 머물다 왔다. 일도 서툴고 일머리도 없는 며느리가 얼마나 못마땅했을까?

시어머니에게서는 알게 모르게 찬바람이 느껴졌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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