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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전재복 Oct 30. 2024

이태원엔 배꽃도 피지마라

이태원참사 2주기를 아프게 기억한다(188)

https://youtu.be/S51zcOACfaA?si=InjZdWLTI2bUHIGK


이태원에 배꽃도 피지마라  / 전재복



만갈래로 찢어놓은 상처에

피눈물 흥건한데

어떻게 울어야 하는지

어떻게 껴안아야 하는지

도대체 모르겠는데


내 새끼, 내 새끼

가슴을 쥐어뜯으며

가까스로 부르는 너의 이름

세상에 차고 넘치던 그 많던 말

하나도 쓸모없구나

무성하게 우쭐대던 토막난 문장도

다 쓸모없구나


서양귀신 깔아놓은 축제에

어쩌자고 따라나섰더냐

아니다 아니다

막아내지 못한 어른들의 잘못이다


대비하지 못한 황망한 이별이

악몽인 듯 하여

눈물조차 흐르기를 잊었는데

네가 간 그곳에서 꽃들은 피겠거니

무량무량 꽃으로 피겠거니

그곳에서만 희디희게 피어나라


이태원엔 이제 배꽃도 피지마라

너 없는 세상 배꽃도 보기싫다

이태원에 다시는 배꽃도 피지마라


(이태원참사를 애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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