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품 심사받는 은성(192)
*새싹처럼 여린 그러나 빛나는
2016년생 은성이와, 1950년생 할머니! 66년이라는 시간의 長江을 사이에 두고 우리는 기적처럼 만났다.
세 살에 할미품에 맡겨져 날마다 기적을 만들며 오늘까지 왔고, 또 내일도 함께 할 것이다.
초등학생이 되면서 아기단풍잎 같은 주먹을 말아 쥐고 얍! 얍! 기합을 지르며 시작한 태권도!
어느새 발 끝 손 끝에 제법 힘이 들어간다. 어제는 2품 승급심사에 참가했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가 응원하러 뒤따라 쫓아가고, 은성이는 각 체육관에서 심사를 받으러 온 많은 아이들 속에서 약간 긴장을 한 듯도 했다.
드디어 참가번호 98번을 달고 의젓하게 심사위원들 앞엔 선 우리 은성이! 뿌듯함으로 할미 가슴이 떨렸다.
주최 측에서는 안전을 위해 의자에서 일어나지 말라고 당부하지만, 내겐 너를 찍어야 할 중차대한 일이 있으므로 그 말을 도저히 따를 수가 없었다.(죄송합니다.)
2층 난간에 몸을 밀착시켜 쪼그려 앉은 자세로 사진을 찍고 일어나려니 아픈 무릎 때문에 발딱 일어날 수가 없다. 우스꽝스러운 자세로 일어나서 다음 장소로 따라가며
"에구구 무릎이야~" 앓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좀 일찍 조손으로 만났어야지 너무 늦게 만나서 쫓아다니려니 힘들다. 힘들어!!
그런데 아무리 봐도 우리 강아지 잘한다. 고슴도치할미라고 흉보려면 보라지!!
알콩달콩 통통 여문 말로 쌈박질도 해가며, 오늘도 할미와 은성이는 기적을 만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