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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고 미안하다
변명(196)
by
봄비전재복
Dec 1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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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고 미안하다 / 전재복
기둥이 삭고
서까래가
내려앉는데
멀리서 혀나 차서 미안하다
방구석에서 걱정이나 쌓느니
어린 너의 응원봉이
되어야 했다
춤추는 불꽃이여
민주주의여
고맙고 미안하다
20241214
기온이 뚝 떨어지고 이곳에도 드디어 눈이 내렸다. 눈가래나 비를 들고 나설 만큼은 아니어서 꽃잎처럼 나풀대는 눈송이에 철없이 반가워 소리를 지르다가 혼자서 입을 막았다.
여의도로 모이는 저 많은 사람들!
저곳에도 혹여 눈 내리고 바람이 불면
안 되는데...
정치에 관심 없다고(있어봤자 쥐뿔도 보탤 힘도 없으면서)
하면서도 TV화면에 저절로 눈이 가고 귀를 기울인다.
무엇이 옳은 것인지 가끔은 헷갈려하다가도 어린 학생들까지 거리로 나오게 하는 힘이 진정
무엇인지, 날마다 수를 불리는 저 군중의 외침이
정의가 아닐까 생각했다.
12월 3일 밤, 예기치 못한 계엄발령은 걱정을 넘어 불안을 증폭시켰다.
'탄핵'과 '하야'가 출렁대고 우리는 분노와 슬픔 속에서 애가 탔다.
또다시 우리 손으로 뽑은 대통령을, 우리 손으로 끌어내려야 하는가!
왜 우리는 이런 비극적인 역사를 또 써야 하는가?
'정의'와 '불의'가 뒤섞여 고꾸라지고 일어서며 질주하는 10여 일! 대통령의 탄핵이 가결되었다.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러나 믿는다.
우리는 수많은 외세의 침략에도 다시 굳세게 일어서던 불굴의 민족이 아니던가!
정의가 바로 서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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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전재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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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교감으로 명퇴, 비와 글쓰기를 좋아하며 내세울 것 없이 수수하게 살아가는, 은성이 할미랍니다. 사노라면 가끔 마음껏 소리칠 대나무 숲이 필요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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