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목련(211)
망했다. 나의 봄,
나의 목련!
겨우 하루 만에 저런 모습으로 변할 줄이야!
눈맞춤 해주지 않는다고 설마 그런 건 아니겠지? 응?
몸보다 마음을 더 앓느라고 미처 봄을 읽어주지 못했다. 자발적 囚人이 되어 외부와의 접촉을 가능한 줄여왔다.
몇 날 며칠 앉은자리에서 보이는 풍경만 멍하니 바라보느라 한쪽으로 치우진 백목련이 소리 없이 핀 줄도 몰랐다.
엊그제야 꽃들에게 미안해서, 홀로 피어 향기로만 애타게 부르던 매화, 산수유, 목련 그리고 동백 개나리 수선화들에게 너무너무 미안해서 바람 속에 한참이나 서있다 들어왔다. 특히 그토록 환하고 우아하던 목련꽃들이, 뒤뜰의 백목련은 아직 봉오리를 채 펼치지도 않았는데... 하루 만에 나무에 달린 채로 초주검이 되어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경우는 처음 본다.
어제 한나절 하늘이 시커멓게 구름 덮이고 빗방울인지 우박인지 잠깐 요망을 떨더니...!
망했다. 나의 봄,
내 사랑 백목련!
*슬픈 노래가 되고 만 나의 노래
https://youtu.be/zZNGRPQWOx0?si=iYRTEzFyQU7QT87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