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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문이 열렸다

그냥 산불이 아니다(210 )

by 봄비전재복

*지옥문이 열렸다 / 전재복



저건 그냥 산불이 아니다

지옥문이 열린 거다


입 닫은 철학

헐거워진 도덕성

정의는 개나 물어갔는지

신문도 TV도 헛소리만 시끄럽다


거리엔 넘치는 울분

저주와 폭언이 쓰레기로 쌓이고

한몸의 뼈와 살이

피를 튀긴다


쓰레기를 치울

소각로가 필요해

어느 미친놈 하나 기어이

지옥문을 열었나 보다


순식간에 날아오른 불새 떼

용암처럼 쏟아져 나온

붉은 뱀의 시뻘건 혀가

광란의 춤을 춘다

부추기는 광풍에 핏발 선 눈

사정없이 숲을 먹어 치운다


불쏘시개로 던져지는

저 순한 산의 식구들

저 아까운 산의 살림살이

비탄의 신음소리 높고 깊다


끝없는 인간의 탐욕이

수치를 모르는 분별이

끝내 지옥문을 열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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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21일 경북 일부지역부터 시작된 산불이 일주일 넘게 잡히지 않고 있다.

28일 현재 28명이 사망하고 많은 부상자와, 숫자로 셈할 수 없는 재산상의 피해가 속출되고 있다.

국가의 보물급 문화재 등 수많은 문화재와 관광자원이 잿더미가 되었다. 많은 사람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망연자실 하늘만 보고 있다.

망할 놈의 비는 오지 말라고 할 때는 몇 날 며칠 지겹게도 퍼붓더니, 저 미친 불 좀 꺼달라고 간절히 바라건만 징허게 말도 안 듣는다.

TV에서 캡처함

( 2025.03.28 )

*사진과 동영상은 TV를 보며 캡처하거나 인터넷에서 가져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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