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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한 번 먹세

잊어버렸어(217)

by 봄비전재복

잊어버렸어 / 전재복




동백은 시들고

겹벚꽃 숭얼숭얼 달린 길

내려오다

가만히 손을 잡으며

언니...

펫시티(PET CT)랑 다 찍어봤는데...


말 꺼내려다 말고


잊어버렸어

그 말이 하기 싫은가 봐

잊어버렸어


얼마나 힘들면 그럴까

되묻지 못하고

속으로만 더듬어 보았다


그토록 오래

착하게 살았으니

이제 편해져도 좋으련만

아직도 험난한 파도를 타야 되는

그녀가 안쓰러웠다


밥 한 번 먹세

하룻밤을 묵힌 속엣말

문자로 보냈다

찢어진 가슴에

반창고 같은 궁색한 말


***********************


너무 힘든 상황이 되면 말을 입에 올리기 싫어진다.

때로는 그 부분만 똑 떼어내 지워버리고 싶기도 하다.

사는 일이 쉽지 않다. 그녀가 덜 힘들었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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