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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는 짬뽕

채만식작가 작고 75주년(224)

by 봄비전재복


일제의 폭압 속에서 순간의 헛디딤으로 친일의 프레임에 갇힌 체, 가난과 굴욕과 멸시 속에서 비참하게 살다 간 소설 '탁류''의 채만식작가, 짧은 순간의 오점은 수많은 그의 빛나는 작품들을 덮어버렸고, 그의 고통과 모멸의 시간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다른 고장도 아닌, 다른 사람도 아닌 군산지역에서 글을 쓴다는 사람들은 채만식을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된다.


올해로 채만식선생이 작고한 지 75주년을 맞는다.

군산에 문인들이야 왜 없겠는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뜻은 있으되 미적미적 예까지 흘러왔다.


이제 문인이 아닌 시민단체가 채만식선생을 재조명하고, 그의 원혼을 달래 보자고 나섰다.

고마운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 운동을 앞서 발화시키고 애쓰는 사람의 종교가 큰 걸림돌이 되었다.


소문은 발 없는 말을 사방으로 물어 나르고, 예서제서 태클이 들어왔다 한다. 나는 최근에사

들어 알았지만 <S> 뭐라는 그 종교는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몹쓸 전염병으로 실체는 모르는데 나도 그렇게 알고 있었다.

그런 종교를 가진 사람이, 아니 그런 종교단체의 후원으로 어떤 일이 이뤄진다면 위험한 일이 아닐까? 그러나 막상 지인과 후배를 통해 만나서 들어보고 한 발 다가서 보니, 들은 소문과는 너무 큰 차이가 있었다.


'S' 뭐라는 종교단체와는 전혀 무관하며, 어쩌면 억울하게 매몰당하다시피 한, 이 고장이 낳은 천재적인 작가 채만식의 문학작품들을 다시 주목하고 조명해 보자는 그의 순정을 높이 사고 싶어졌다.


내가 아는 한, 이 운동에 동참한 사람들의 면면을 살펴볼 때 종교적인 색채나 이단 종교의 꼬임에 끌려갈 일은 눈곱만큼도 없다.


어떤 이는 불교신자, 어떤 이는 가톨릭, 누구는 개신교, 누구는 원불교, 누구는 무신론자이다.

앞장섰던 그 사람만 우리가 전염병자처럼 밀어내려는 'S'교인이다.


문득 '친일'이라는 프레임으로 채만식을 가뒀던 것처럼, '이단'이라는 틀이 선한 운동의 발목을 잡는구나!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웃기는 짬뽕(저속한 표현을 용서하시라! 그러나 이 말이 이해를 돕는데 좋을 듯하여)은,

'왜? 나 혹은 우리를 통하지 않고, 니들이 뭔데 나서느냐? ' 하는 특권의식을 가진 몇몇 문학인들의 행태다.

그럴 양이면 진즉에 앞장을 설 일이지, 다른 사람이 발 벗고 나서서 열정적으로 일을 진행하고, 뜻있는 사람들이 사비를 털거나, 무료봉사 하겠다는데 무슨 말들이 많은가?

참 웃기는 짬뽕이다.


덧붙이자면, 나는 비록 무늬뿐이지만 신심이 지극하셨던 시어머님을 50년 가까이 모시고 살았던 불자이다.

이 나이에 누구의 꼬임에 넘어가 영혼을 팔지는 않을 것이니 걱정은 붙들어 매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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